빅7 순이익 증가세, 3분기 기점 둔화 전망
전문가 “내년 높은 밸류에이션 위험 인지해야”
연준 금리인하 기대 등 낙관론도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뉴욕증시 벤치마크 S&P500지수 상승분의 75%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과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 주요 7개 기술 기업이 책임진 것으로 나타났다.
‘빅7’의 선행 주가수익률(PER)은 평균 32.1배로 S&P500지수(21.22배)를 훌쩍 넘어섰고,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 방증했다.
이들 기업 주가는 AI 성장 기대감을 발판으로 치솟았다. 오픈AI의 챗GPT가 지난해 11월 세상에 공개된 후 생성형 AI가 붐을 일으키면서 관련 종목들이 강세였고, AI 반도체를 만드는 종목들까지 덩달아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주가가 실적 기대치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기업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빅7은 3분기에만 총 990억 달러(약 131조 원)라는 기록적인 순이익을 창출했지만, 올해 5조 달러 늘어난 이들의 시가총액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내년에는 주가로 확인된 기대감을 실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과제가 이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JMP증권의 마크 리만 최고경영자(CEO)는 “AI와 관련한 이익을 주장하던 기업들이 이를 입증해야 할 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투자 이익은 실제로 더 나은 실적을 내는 기업들로부터 나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트홀드그룹의 필 세그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실적 실망감에) 주가가 내려가진 않더라도 밸류에이션이 이미 너무 높은 상황이라면 추가 상승은 확실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어느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그들의 포트폴리오에서 해당 주식들이 가진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낙관론도 있다.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경기침체를 피한다면 기업 실적도 그만큼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금리가 내리면 기업들의 차입 비용 부담은 그만큼 줄게 되고 경기침체가 오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지갑도 더 열릴 수 있다.
제니슨어소시에이츠의 닉 루빈스타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I로 인한 이익은 빅테크 기업들의 현재 주가를 헐값처럼 보이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겠지만, AI 관련주는 더 많은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