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사람 대체하는’ 이종장기 이식, 국내는 내년 ‘본격 임상’

입력 2023-11-1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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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이식학회는 17일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ATW 2023 & 이종이식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상민 기자 imfactor@)

“국내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은 이르면 내년 4분기, 늦어도 2025년 이내에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ATW 2023 & 이종이식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한이식학회 주관으로 열린 이 날 간담회는 국내외 이종장기 이식 현황을 살펴보고 산업 발전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종장기 이식은 인간이 아닌 돼지, 원숭이 등 다른 생물의 장기나 조직, 세포 등을 이식하는 의학적 수술로 장기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는 옵티팜이 앞서고 있는데, 올해 7월 돼지 신장을 원숭이에 이식해 국내 최장(221일) 기록을 세웠다.

김 대표는 “세계에서 사람에게 이식할 정도 수준의 원료 동물을 가진 기업은 옵티팜을 비롯해 미국 이제네시스(eGenesis)와 리비비코(revivicor)정도”라며 “국내는 세계 가이드라인보다 많은 148종의 병원체 검사를 한다”라고 말했다.

동물의 장기가 사람에 처음 이식된 건 2021년이다. 당시 미국 앨라배마(Alabama) 대학 연구팀은 뇌사 판정을 받은 환자에 10개의 유전자가 편집된 형질전환 돼지의 신장을 이식했다. 이식된 신장은 정상적으로 소변을 생성했고 거부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신장 이식 후 77시간 동안 생존 가능한 상태를 유지했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종장기 사업은 국책 사업으로도 진행되고 있다. 국방부가 188억 원, 보건복지부는 540억 원의 연구비를 이종 장기 연구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다. 연구는 옵티팜이 맡는다.

김 대표는 “형질전환 돼지가 고도화되고 수술기법이 향상되면, 여러 면역학적 요인을 분석함에 따라 생존 기간은 높아질 것”이라며 “올해까지 비임상 시험에 집중해 데이터를 만들고 빠르면 2024년 4분기, 늦어도 2025년 내 임상에 돌입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종장기 이식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제기됐다. (이상민 기자 imfactor@)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종장기 이식의 윤리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윤익진 대한이종이식 연구회 회장(건국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미국에서는 뇌사 판정을 받으면 사망자로 인정돼 임상을 진행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기증을 해야 사망으로 인정받는다“며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미국을 따라해야 한다고 부추기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복규 이화여대 교수는 “유전자 변형 동물을 생산 문제도 있고, 임상에 영장류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국가가 있기 때문에 동물 권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이런 문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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