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내수기반 확충 등 성장패러다임 바꿔야"(종합)

입력 2009-05-26 15:23수정 2009-05-2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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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박람회 2009' 기조강연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6일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성장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며 "제조업 위주이 수출주도형 전략에서 벗어나 내수기반을 확충하고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경쟁려을 더욱 더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국무총리실 등 정부부처가 공동 개최한 '신성장동력박람회 2009' 개막식에 참석, 이 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오늘 보다 내일, 하나 보다 모두가 더 행복한 성장'이란 주제의 기조강연을 통해 "미국의 소비에 의존한 모델(산업구조), 즉 무슨 물건을 만들어 일장적으로 수출하는 모델은 끝났다"며 "상당히 단순했던 비즈니스모델을 바꿀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해외 산업 기반을 국내로 내부화(Internalize)해서 글로벌 시장으로 성장해 나가는 '국가차원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가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우리의 모델이었다고 생각하면 이제는 밖에 있는 산업을 대한민국 내부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중국, 일본 등 주변국가와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미국 기업의 자본과 기술이 한국에 들어와 녹색기술과첨단융합, 고부가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한국시장에서 검증된 제품과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라고 최 회장은 설명했다.

그렇다면 해외 산업을 국내로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은 무엇일까.

최 회장은 우선 R&D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을 남하고 공유할 수 있거나 외부에 있는 기술이 우리나라 시장에 들어와서 꽃필 수 있다는 조건을 만들어 준다면 해외 산업이 국내로 들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패르 많이 저지르고 빨리 인식하는 것이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전제한 뒤 "실패를 빨리 경험하기 위해선 모든 전략산업 등을 포함해 대한민국을 오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이'테스트 베드(시험무대)'가 돼야 한다는 것.

최 회장은 "우리가 내부화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모습은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테스트 베드(시험무대)'가 되는 것"이라며 "한국은 이미 휴대폰과 액정표시장치(LCD) 등 IT 제품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테스트 베드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글로벌 테스트 베드가 되면 해외시장 공략이 수월해 지며 한국에서의 성공이 글로벌성공으로 이어진다"며 "글로벌 수준의 연구개발(R&D)센터를 유치하는 것이 (글로벌 테스트 베드로 이어지기 위한) 선결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최근 한국에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하기로 한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을 만난 일화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한국이 테스트하기가 훨씬 쉽고 정부가 유연한데다가 우수한 인재도 많기 때문에 R&D 센터의 중심을 두고 중국을 공략하는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얘기를 했다"며 '테스트 베드'로서 한국의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자유무역협정(FTA) 협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FTA를 여러 시장과 동시다발적으로 빨리 맺는 것이 중요한 해외산업을 내부화할 수 있는 선결조건이 된다"며 "FTA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기술을 확보하고 FTA를 체결했다고 해서 해외자본이나 사람들이 들어오진 않는다"며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의 유연성과 수용성이 필요하고, 해외의 우수한 인적자원이 한국에 들어올 수 있도록 제도 등 인프라 구축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중소기업도 제품을 수출하는 모델이 아니라 내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에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만의 협력 모델이 아니라 해외 대기업이 들어와 중소기업과 협업하는 모델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성장 모델을 통해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기업과 노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조화를 이루고 지속적으로 행복할 수 있는 성장"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마지막으로 "이런 도전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고용 창출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것이야 말로 우리나라의 '행복한 성장'"이라며 "며 "용이 없는 성장이 된 것은 그동안 비즈니스모델이 낡았으며 비즈니스모델을 바꿔야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기조강연에 앞서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과 '신성장동력 박람회장'을 둘러봤다. 특히 최 회장은 SK에너지 부스를 방문한 한 총리에게 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 등 현재 추진 중인 신성장기술에 대해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그룹 현안 중 하나인 지주회사 전환 문제와 관련한 기자 질문에 "법이 통과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의 카드 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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