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골머리 앓는 ‘파나마 운하’…세계 해상 무역 타격

입력 2023-11-0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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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통행 선박 수 내년 1월까지 20대로 줄일 예정
파나마 올해 강우량 평균 대비 30% 감소
운송비 상승·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우려도

▲중국 선사 코스코의 컨테이너선이 2016년 6월 27일 파나마 운하의 코콜리 갑문을 지나고 있다. 파나마시티(파나마)/AP뉴시스
기후변화가 세계 해상 무역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가뭄으로 파나마 운하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선박 통행 제한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 주요 해상 무역로 중 하나인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 수는 올해 들어 크게 줄었다. 정상 운영 시 하루 38척의 선박이 통과할 수 있었지만, 7월 파나마운하청(ACP)은 일일 최대 선박 수를 32척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말에는 이달 3~6일 일일 통행 가능 최대 선박 수를 25대로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내년 1월까지 선박 통행 규모를 20대로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충분한 수량은 파나마 운하 운영에 필수적이다. 운하 특성상 해수면과 높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선박을 올리거나 내리기 위해선 갑문 사이를 채울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NYT는 “선박 한 척이 통과하기 위해선 파나마 국민 50만 명이 하루에 사용하는 양의 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파나마는 적도 부근에 있어서 본래 습한 기후를 띤다. 하지만 역사상 최악의 가뭄에 올해 강우량은 평균 수치보다 약 30% 적었다. 가뭄의 직접적인 원인은 덥고 건조한 날씨를 야기하는 ‘엘니뇨(적도 인근 동태평양 수온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현상)’지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더운 날씨를 지속시키고 기온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나마의 이상 기후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 선박들이 파나마 운하를 완전히 경유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파나마 정부는 운하 운영으로 벌어들이는 연간 수천만 달러의 수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또 선박들이 더 긴 항로를 선택함에 따라 운송비가 상승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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