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의 아시아나 화물 인수 가능성도 ‘의구심’↑
대한항공은 인수 의지 지속…“합리적 결정 기대”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사업 매각을 결론 내지 못하면서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이사회를 통해 화물 사업 매각을 재논의할 예정이지만 확실한 인수 주체가 없다는 점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31일 공시를 내고 “당사는 30일 이사회를 개최하여 현재 진행 중인 기업결합심사와 관련하여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에 대하여 검토하였으나, 해당 사안에 대한 표결을 완료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하루 전인 30일 이사회를 열고 7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로 화물사업부 분할 매각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찬반이 갈리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앞서 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두고 한국-유럽 간 화물 노선에서 경쟁제한(독점) 우려가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을 분리 매각하는 방식으로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31일(현지시간)까지 제출할 계획이었으나 아시아나항공의 결정이 미뤄지며 계획이 틀어졌다.
인수 주체가 불확실하다는 점이 화물 분야 매각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분야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저비용항공사(LCC)는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네 곳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매출액보다 작다. 네 개 기업 중 가장 많은 항공기를 보유한 티웨이항공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약 6449억 원인데,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사업으로만 7795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LCC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화물 사업 인수가) 무리한 리스크를 떠안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화물 분야 매각을 전제로 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1월 초에 다시 이사회를 열고 이 안건에 대해 재논의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정에 따라서 (시정조치안 제출을) 연장하겠다고 EC하고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시아나 측에서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