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장 흔드는 빅테크…금융권 ‘플랫폼 경쟁’서 도태 우려

입력 2023-10-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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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플랫폼서 보험·주담대도 가입…내년 1월 대출 비교 플랫폼 범위 확대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플랫폼 3사, 온라인 대출 중개 서비스 수수료 수익 약 1800억원
금융사들은 강한 규제에 플랫폼 경쟁력↓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의 성장으로 금융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대상 대출 범위가 전세대출은 물론 아파트 주택담보대출까지 확대되며 금융사와 빅테크간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금융사들은 강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빅테크와의 플랫폼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조만간 보험과 주담대 등의 상품 비교와 가입을 금융 플랫폼에서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인프라 확대 작업을 완료해 늦어도 내년 1월부터 아파트 주담대와 전세대출 갈아타기를 단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주담대 대환 플랫폼에는 32개 금융사와 19개 대출비교 플랫폼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대출 비교 플랫폼은 은행과 카드사 등에서 받은 대출을 온라인으로 비교해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해당 서비스가 완료되면 앞으로 금융 플랫폼에서는 결제, 송금, 카드결제 내역 확인, 신용정보 조회, 신용대출 등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금융 서비스가 모두 탑재된다.

이 같은 비교·추천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금융소비자는 손쉽게 보다 낮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고, 상품 가입의 투명성이 높아지는 장점을 누릴 수 있다. 반면, 금융사들의 입장에서는 온라인 상품 비교 서비스를 통한 가입자들이 늘어나면 중장기적으로 빅테크에 종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비교 서비스가 활성화될 경우 빅테크들이 보험사에 과도한 수수료와 시책비 등을 요구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험사는 방카슈랑스 규제가 적용돼 상품 제공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사 자체 온라인 채널에서 상품을 판매할 경우 수수료는 0원이지만, 빅테크 플랫폼을 거쳐 상품 가입을 하게 되면 비교·추천의 명목의 5%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의 수수료 이익은 올해 상반기에만 894억 원이다. 연말까지 수수료 수익은 약 1800억 원으로 예상된다. △2020년 272억 원 △2021년 1200억 원 △2022년 1767억 원으로 지난해 수입 규모보다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업계는 빅테크의 영향력 확대로 인해 단순히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게 될 수 있다며 경계하는 모습이다. 대다수의 금융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이용하며 금융권은 결국 플랫폼에 종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동일한 기능과 동일한 규제 원칙에 맞게 빅테크에 대해서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금융권의 비금융 진출 허용 확대 등 공정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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