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자리 잃는 양대 노총…노동계 내 영향력도 축소

입력 2023-10-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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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위원회서 양대 노총 배제 가속화…회계 공시 불이익으로 노조 이탈 가능성도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달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하반기 투쟁계획, 조직혁신안, 사회적대화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양대 노동조합총연맹(노총)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심의위원회(산재예방심의위)와 소속 전문위원회 위원을 추천할 수 있는 단체를 ‘총연합단체’에서 ‘근로자단체’로 변경하는 방향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중이다.

총연합단체에 해당하는 단체는 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총 두 곳뿐이다. 시행령이 입법예고안대로 개정되면 한국·민주노총이 독점한 추천권은 여러 단체로 분산된다.

고용부는 해당 입법예고안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실무 검토 단계의 내용이 포함됐다”며 양대 노총 배제 의도를 부인했다.

하지만 타 부처는 이미 각 정부위원회에서 양대 노총을 배제해왔다. 기획재정부의 세제발전심의위원회, 보건복지부의 장기요양위원회와 국민건강보험 재정위원회,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등이 대표적이다. 빈자리에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등 대체 노동단체를 참여시키고 있다.

고용부도 산재예방심의위원회를 시작으로 타 위원회 근로자위원 규정도 개정할 계획이다. 고용부는 “최저임금위원회 등 정부위원회 참여 확대 필요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부연했다.

노동계 내 양대 노총의 영향력도 위태롭다. 이달부터 시행된 노조 회계 공시제도에 따라, 양대 노총 소속인 노조는 자체 회계 공시 여부와 무관하게 노총의 회계 미공시 시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에서 배제된다. 이를 놓고 양대 노총은 ‘노총 탈퇴를 종용하려는 목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2021년 기준 14.2%다. 전체 조합원 293만3000명 중 한국노총 소속은 123만8000명(42.2%), 민주노총 소속은 121만3000명(41.3%)이다. 상급단체 미가맹 조합원은 47만7000명으로, 전체 조합원의 16.3%다. 정부는 노조 조직률이 14.2%에 불과하단 점을 내세워 나머지 86.8% 근로자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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