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 배터리사, 한국ㆍ모로코 기업과 제휴해 미국 우회 진출”

입력 2023-10-12 16:42수정 2023-10-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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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 세제혜택 노려
올해 한국에만 6조원 이상 투자ㆍ최소 9곳과 합작
4개사, 연내 모로코에 배터리 공장 설립 예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8월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 맨친 상원의원, 척 슈머 상원의원, 제임스 클리번 하원의원, 프랭크 펄론 하원의원, 캐시 캐스터 하원의원. 워싱턴DC/AP연합뉴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보조금 혜택을 노리고 한국, 모로코 기업들과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이 증권거래소 공시를 살펴본 결과 전기차 배터리용 원자재를 공급하는 중국 기업들은 올해 들어 한국에서 최소 9건의 합작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총 투자금액은 45억 달러(약 6조원) 이상이다.

실제 중국 배터리업체 거린메이(GEM)는 3월 한국 기업인 SK온,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함께 최대 9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공동 투자해 2024년 말까지 한국에 전구체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 현대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SK온은 미국에 공장 2곳을 보유했으며 2024년 말까지 추가로 3곳을 더 세울 계획이다.

중국 배터리사 최소 4곳은 올해 모로코에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모로코는 세계 인산철 매장량의 70%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인산철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주요 광물이다.

중국 전기차 혹은 배터리 기업들이 양국 기업과 협력에 적극적인 주요 목적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서 부여하는 세제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다.

IRA에는 배터리 부품이 ‘외국 우려 기업(FEOC)’에 의해 제조된 경우 세제 혜택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다. 외국 우려 기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전기차 생산망에 중국의 진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사들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또 자국의 치열한 경쟁과 과잉 생산 문제로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판 화 중국 거린메이(GEM) 부사장은 “미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현지에서도 중국에 배터리 원재료 공급망이 집중돼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중국업체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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