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4개국 총 7개 매장 운영…현지화 메뉴로 차별화 내세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사업이 다소 주춤했던 bhc가 싱가포르 내 2호점을 열며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선다. 내수 시장이 포화인 터라 해외 개척 없이는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11일 본지 취재 결과, bhc는 싱가포르 파야레바 키넥스몰 2호점을 이달 초 가오픈, 10월 공식 개장한다. 올해 4월 문을 연 마리나 스퀘어 1호점의 성공적 안착에 힘입어, 6개월여 만에 추가 매장을 잇달아 여는 것이다.대표 메뉴는 bhc의 시그니처 메뉴인 ‘뿌링클’, ‘골드킹’, ‘맛초킹’이며 현지 특화 메뉴 등도 마련했다.
bhc가 의욕적으로 싱가포르 시장에 적극적인 것은 경쟁사에 비해 한발 늦게 해외 시장에 진출한 탓이다. bhc치킨은 2018년 홍콩 직영점을 연 이후 현재까지 △말레이시아(3개) △싱가포르(2개) △홍콩(1개) △미국(1개) 등 4개국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시장만 놓고 보면 경쟁사 대비 상당히 뒤처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국내 3대 치킨 프랜차이즈 중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와 제너시스BBQ(이하 BBQ)는 일찍이 해외 진출,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다. 2003년 중국 상하이로 물꼬를 튼 BBQ는 현재 57개 국가에서 7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미국에 가장 많은 25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뒤 이어 캐나다(100개), 일본(25개), 대만(24개) 순이다. 이 밖에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중국, 동남아시아, 파나마 등에도 진출해 꾸준히 매장을 늘리고 있다.
교촌은 2007년 미국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34개), 인도네시아(9개), 중국(7개), 태국(6개), 아랍에미리트(UAE·5개), 미국(4개), 대만(1개) 등 7개 국가에서 총 6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 상반기 계약을 맺은 캐나다 매장도 연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금옥 bhc그룹 대표의 위기감은 크다. 앞서 임 대표는 싱가포르 내 마리나스퀘어 1호점 오픈식에 참석, 현지 사업을 일일이 점검하며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해외 진출 후발 주자인 bhc의 차별화 전략은 ‘나라별 현지화 메뉴’다. 올 2월 문을 연 북미 1호점의 경우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메뉴로 구성된 런치팩을 내놨다.
최근 3호점을 오픈한 말레이시아에서도 라면과 떡볶이로 구성된 ‘먹방세트’ 등 현지화 메뉴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bhc관계자는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메뉴를 비롯해 국가별 현지화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면서 “향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추가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업계에게 해외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빠진 가운데 추가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핀테크 기업 핀다가 공개한 ‘전국 치킨 가맹점 최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치킨 가맹점 수는 3만1982개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2만7718개보다 15.4% 늘어난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대 치킨 프랜차이즈 외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좁은 내수 시장을 두고 그야말로 치킨 게임을 하고 있다”며 “치킨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은 더는 피할 수 없는 생존 전략”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