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 형사부 검사 66→50명 축소…"사건 처리 지연" vs "검수완박 후 당연"

입력 2023-10-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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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패부는 ‘차치지청급’인데…인력 줄인 형사 부서
이재명‧송영길 등 야당 관련 의혹 사건들 반부패에 수두룩
‘검수완박’ 이후 사건 줄었나…형사사건 처리 지연 우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국기게양대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정기 인사 이후 일반 형사 사건을 다루는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서 인력이 크게 줄어든 반면 정치인 범죄 사건을 담당하는 반부패 부서에는 지청 규모와 맞먹는 수의 검사들이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수완박(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시각이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가뜩이나 늦은 일반 형사사건 처리가 더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검찰 차‧부장검사 인사 이후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서 인력이 다소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2월 기준 서울중앙지검 각 형사부서는 형사1‧7부(7명), 형사9부‧여성아동조사2부(4명)를 제외하고 대체로 5~6명으로 총 66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9월 인사 이후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서 검사는 각 부서별로 4~5명으로 총 50명으로 줄었다. 명예훼손 사건 수사를 담당하는 형사1부와 조세범죄조사부에는 검사 5명이 포함됐지만 형사2~9부, 여성아동범죄조사1‧2부 등에는 검사가 각각 4명씩이다.

반면, 반부패수사부 등 특수 수사로 상징되는 4차장검사 산하에는 검사 수가 유지되고 있다.

야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한창인 반부패 1~3부에는 부장검사를 포함해 각각 12명, 11명, 7명, 총 30명의 검사들이 배치됐다. 이는 부치지청(부장검사를 둔 지청으로 차장검사를 둔 차치지청보다 소규모) 규모를 넘어 차치지청에 맞먹는 수준이다. 차치지청인 수원지검 안양지청과 성남지청은 검사 수가 각각 23명, 33명이다.

반부패수사1부(강백신 부장검사)와 3부(김용식 부장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해 백현동 특혜 의혹과 대북송금 사건 등을 수사하고 있다. 반부패수사2부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현역 의원들이 연루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과 CJ복합물류 취업 특혜 의혹 사건 등을 수사 중이다.

이처럼 형사 부서에 배치 인력이 적어지며 일반 형사 사건 처리 속도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정치인 몇 명 수사하겠다고 반부패 부서에 지청 규모의 검사들을 다 포진시키고 형사부서에는 인원을 오히려 줄였다”며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최근 형사부서에 접수된 사건 지연이 심각한데 이번 인사로 형사 사건 처리는 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간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지난해 검수완박 시행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예전 검찰 형사부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주력으로 해왔지만, 지금은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부담 많이 줄었다”며 “현재 정치권 등 드러나는 쟁점이 많은 만큼 검찰의 특수수사는 강화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했다.

한편에서는 형사 부서 인력 부족 현상은 일시적일 뿐, 조만간 형사 부서에 검사가 추가로 보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이번 검사 정기 인사 당시 ‘부부장검사→부장검사’ 승진 규모가 많아져 (형사부서에) 부부장검사 등 검사 수가 적어진 경향이 있다”며 “그 자리는 11월 중 있을 초임검사 임관 이후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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