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악마가 된다?…머스크 성공 이끈 ‘양날의 검’

입력 2023-09-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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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작가 아이작슨, 2년간 머스크의 다양한 모습 목격
“냉정하고 잔인한 자신의 모습 기억 못 해
머스크의 ‘악마 모드’는 일을 해내는 원동력이기도”
‘생산 지옥’ 경험으로 ‘문제 해결 5계명’ 만들어

▲작가 윌터 아이작슨의 전기 ‘일론 머스크’ 표지. AP연합뉴스
스티브 잡스 전기로 유명한 작가 월터 아이작슨의 새로운 전기 ‘일론 머스크’가 화제다. 2년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따라다니며 그의 모습을 관찰한 아이작슨은 머스크의 독특하고 괴팍한 리더십을 분석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이작슨은 ‘악마 모드’라는 개념으로 머스크의 양면적 모습을 묘사했다. 아이작슨은 머스크의 그런 모습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기도, 해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이작슨은 2년 동안 머스크 CEO의 다양한 모습을 목격했다. 그는 “이것은 마치 구름이 다가오면 무아지경에 빠져드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같다”며 “그는 화를 내지 않고 폭력적이지도 않지만, 사람들에게 냉정하고 잔인하며 자신이 한 일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가끔 머스크에게 ‘왜 그런 말을 했냐’고 물어보면 그는 ‘악마 모드’에 있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나를 멍하게 쳐다봤다”고 덧붙였다.

가수 그라임스이자 머스크의 세 자녀의 어머니로 알려진 클레어 부셰는 아이작슨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용어를 처음 언급했다. 부셰는 “‘악마 모드’는 그가 어둠에 빠지고 머릿속 폭풍우에서 후퇴하는 상태”라며 “‘악마 모드’는 많은 혼란을 가져오지만, 또 일을 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2018년은 머스크의 ‘악마 모드’가 발현된 때였다. 당시 머스크는 테슬라의 첫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머스크가 그때를 ‘생산 지옥’이라고 부를 만큼 생산 지연이 심각했고, 이에 머스크는 ‘악마 모드’를 발동했다.

아이작슨은 당시 직원들을 이끈 경험이 머스크가 문제 해결 방식과 관련된 5계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 내용은 △모든 요구 사항에 의문을 제기하라 △가능한 모든 프로세스를 삭제하라 △단순화 및 최적화 △사이클 시간 단축 △자동화 등이다.

실제로 이 5계명은 머스크가 로켓 제조업체 스페이스X부터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X(옛 트위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업을 운영하는 데 적용됐다. 아이작슨은 머스크의 5계명과 관련해 “이 알고리즘은 좋은 제품을 만들고 디자인하기 위한 5단계 프로세스”라고 말했다.

아이작슨은 머스크의 성공 배경에 ‘악마 모드’가 있었다고 말했다. 동시에 독자들이 머스크처럼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오히려 “머스크나 잡스 같은 리더들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살펴보고 주의해야 한다”며 “이렇게까지 못되게 굴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작슨은 책 전반에 걸쳐 ‘머스크가 과연 다른 방식으로도 성공할 수 있었는지’ 의문을 던진다. 그는 “셰익스피어가 말했듯 우리는 우리의 잘못으로 만들어진다는 것, 그리고 (악마 모드가) 직물에 들어있는 한 가닥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 한 가닥을 뽑아내면 머스크의 옷 전체를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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