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대어(大魚)’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 기관 수요예측 결과가 나왔다. 경쟁률은 272대 1로, 나쁜 성과는 아니었으나 허수 청약 금지 등의 조항 때문에 결과적으로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1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2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초 시장에선 1000대 1을 가뿐히 넘어설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예전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처럼 2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 6월 8일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다. 수요예측 등을 실시할 때 참여기관이 주금납입능력을 초과하는 금액을 청약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에 경쟁률도 크게 줄었다.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범위 2만1000~2만6000원에서 상단인 2만6000원으로 확정했다. 공모금액은 약 4212억 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1조6853억 원이다.
기관 수요예측 참여 건수는 모두 1920건이었으며, 이중 밴드 상단(2만6000원)을 초과한 건수는 1540건으로 참여건수 기준으로 약 80.2%가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다. 희망 공모가 상단인 2만6000원으로 써낸 건수는 280건(14.6%)이었으며, 미제시 건수는 100건 가량(5.2%)으로 나타났다. 즉, 2만6000원 이상으로 지원한 참여건수 비율은 약 95%에 달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기관이 상단 이상의 가격에 물량을 받겠다고 신청한 것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공모금 가운데 50%가 넘는 2250억 원을 자율주행로봇(ARM) 기술을 보유한 기업 인수와 스마트팩토리 관련 파트너십 등을 위해 사용한다. 이밖에도 250억원을 단기차입금 상환에 쓰며 신제품 개발, 수원공장 증설 및 제2 공장 신설 등에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 류정훈 대표는 “기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신 많은 기관 투자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상장을 기반으로 두산로보틱스는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글로벌 종합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9월 21~22일 이틀간 일반 청약을 거쳐, 10월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이다. 일반 청약은 공동대표주관회사인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회사인 NH투자증권, KB증권, 인수회사인 키움증권, 신영증권, 하나증권을 통해 청약이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