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회원국 지도자 평균 나이 55세
미국인 86% “대통령 직무제한 연령 75세 이하여야”
고령 대선 후보들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최근 로이터와 입소스의 여론조사 결과 미국 응답자의 68%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응답자의 49%가 나이가 많다고 답했다. 내년 대선에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 소속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러한 여론을 의식해 바이든과 트럼프를 싸잡아 “나이가 많으니 정신감정을 받아야 한다”고 저격하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의 고령 문제는 전 세계 관심사이기도 하다. ‘핵 버튼’을 가진 세계 최고 권력자로서 미국 대통령의 건강과 판단력은 세계의 명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통령 하기에 좋은 나이는 몇 살일까. 로이터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약 86%는 “대통령 직무 제한 연령이 75세 이하여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 일부 심리학·노인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사람이 70대에 인지력 급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80대 고령 인구의 평균 기대수명은 8년 정도라는 통계 결과도 있다.
미국 정치 제도가 정치인의 고령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에서 대선 후보들이 막대한 선거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에 걸쳐 부와 인맥을 축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나이는 미래에 대한 국민의 긍정적인 의지나 정서를 보여주는 풍향계와도 같다. 기업에서는 최고경영자(CEO)가 고령일수록 신규 투자나 사업적 혁신, 매출이 둔화하는 반면 기업의 생존율은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미국 정치권의 고령화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도 압도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지도자의 평균 나이는 55세다. 1950년 이후 10살 가까이 젊어졌다. 특히 유럽연합(EU)의 경우 27개국 정상의 3분의 1 이상이 40대다.
그렇다면 미국 시민들은 고령의 정치인을 택해 ‘생존’을 추구할 것인가. 젊은 후보를 택해 혁신을 추구할 것인가. 하지만 현재 민주당이나 공화당 유력 후보 모두 고령이라는 점에서 미국 시민의 선택지가 제한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