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1위 삼성물산 정비사업 확대 선언에…정비업계 ‘환호’, 타사 ‘울상’

입력 2023-08-29 16:30수정 2023-08-2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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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석 삼성물산 부사장(주택본부장)이 23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서 차세대 래미안 ‘넥스트 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차세대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워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 본격 공략 의사를 밝히자 업계 희비가 엇갈린다. 삼성물산은 자사 브랜드 ‘래미안’ 인지도와 새로운 공법 등을 앞세워 다시 시평순위 1위에 걸맞는 위상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정비업계 역시 삼성물산 복귀를 환영하며 일부 조합에서는 시공사 교체 카드까지 만지작 거리고 있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달 23일 차세대 래미안 ‘넥스트 홈’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정비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발표했다. 김명석 삼성물산 부사장(주택본부장)은 “그동안 (정비시장 공략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서울시 조례 개정으로 시내 여의도와 압구정, 성수 등 랜드마크 지역 수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이 언급한 개정안 내용은 시공사 선정 시기를 기존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바꾼 것이다. 이에 올해 시공사 선정 예정 조합은 서울에서만 86곳에 달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차세대 라멘구조와 홈닉 등) 아이템을 하나씩 개발해 앞으로 건설할 단지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삼성물산의 정비시장 공략 선언 직후 정비업계의 구애도 이어진다. 서울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2구역은 최근 삼성물산에 사업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2구역은 다음 달 17일 회의를 열고 시공사인 대우건설 재신임 여부를 물을 예정이다.

한남뉴타운 전문 A공인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대우건설이 불가능한 일(고도제한 완화)을 가능한 것처럼 제안했고, 조합원이 받아들여 (시공사 교체 논의 등)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며 “복수의 조합원이 삼성물산 교체를 희망하고 있고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지난해 11월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대우건설은 수주 당시 현행 90m인 고도 제한을 118m로 완화해 기존 최고 14층 제한 아파트 층수를 21층으로 높이겠다고 공언했지만, 고도 제한 완화는 현재까지 답보 상태다.

대우건설은 총사업비 규모만 1조 원에 달하는 한남2구역을 잃으면 이미지나 실적 측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래미안 BI. (자료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의 정비시장 집중 선언은 다른 대형 건설사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래미안의 빈자리를 공략해온 GS건설은 최근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자이’ 브랜드 약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6월 부산 촉진2-1구역은 GS건설과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지난해 1월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여파를 딛고 절치부심 중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수주전에 삼성물산이 뛰어들면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브랜드 이미지도 가장 좋고, 부실 논란에서도 삼성물산은 열외다. ‘관리의 삼성’ 이미지가 래미안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재건축·재개발뿐 아니라 리모델링 시장에서도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송파구 가락상아2차와 가락쌍용2차 리모델링(단지명 래미안 아펠릭스) 사업을 수주했다. 준공사례도 많고, 래미안 브랜드 경쟁력에서 앞서 재건축과 함께 리모델링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경기 악화로 건설사 먹거리가 줄어들자 삼성물산이 확실히 우위에 있는 주택 정비사업에서 수익 확보를 위해 나서는 것으로 해석되고, 삼성 그룹 내부에서도 삼성물산의 공격적인 행보를 주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수도권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상위 소수 건설사가 과점하던 상황이 삼성물산 독점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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