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미술관서 찾은 광화문 월대 석조각…이건희 유족, 기증

입력 2023-08-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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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미술관 잔디밭에서 발견된 광화문 월대로 추정되는 유물. 과거 월대 앞에 설치됐던 서수상과 유사한 생김새다. (문화재청)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야외 잔디밭에서 발견된 돌 조각 2점을 문화재청에 기증했다. 현재 광화문 일대에서 복원 중인 월대의 맨 앞부분에 해당하는 서수상(瑞獸像, 상서로운 동물의 상)으로 추정되는 만큼 문화재청은 이를 활용해 광화문 월대를 본모습에 가깝게 복원할 예정이다.

29일 문화재청은 “광화문 월대 어도 가장 앞부분을 장식하던 서수상으로 추정되는 석조각 2점을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 측으로부터 기증받았다”면서 “2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감사의 뜻을 담은 서수상 기증식을 개최하고 감사장 등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문화재청 관계자는 본지에 “올해 초 국민신문고 민원을 통해 호암미술관에 (유물이) 있는 것 같으니 한번 조사해보라는 내용이 접수됐고, 문화재청이 전문가와 함께 현장에서 확인해 보니 건축사적, 미술사적 측면으로 봤을 때 (광화문 월대 서수석이) 맞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유족 측에 이야기하니 흔쾌히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서수상이 존재하던 과거 광화문 월대 사진.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한 부분이 서수상이다. (문화재청, 국사편찬위원회)

현재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 복원 중인 월대는 고종대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임금이 경복궁 내부에서 바깥으로 행차할 때 거쳤던 너른 도로이자, 무과 시험 등을 전개하거나 명나라 사신을 맞이할 때 사용한 중요 무대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기증된 돌 조각 2점은 이 길의 맨 앞부분에 장식처럼 붙어있던 서수상으로 파악된다.

문화재청은 △소맷돌(돌계단 옆면 마감돌) 받침석 윗부재를 앉히기 위해 가공한 부분 모양과 크기가 동일하고 △형태와 규격, 양식 등이 사진자료 등을 통해 확인되는 과거 광화문 월대와 일치한다는 점을 들어 월대 건립 당시로 추정되는 고종대 사용된 부자재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 “광화문의 해치상, 경복궁 근정전 월대의 서수상 등과 양식적으로도 유사한 면이 있고, 뿔의 개수나 눈썹, 갈기의 표현 방식과 가공기법 등을 다른 서수상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학술적, 예술적, 기술적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한편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은 지난 2021년 국보, 보물, 국가지정문화재 60건 포함한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기증해 '이건희 컬렉션' 전시를 가능하게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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