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세 공습에도 '이통3사ㆍ포털' 옥죄는 정부…글로벌 트렌드 역행에 '아우성'

입력 2023-08-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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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보다, 규제" 무게 둔 정부…해외 빅테크에 밀려 볼멘소리
광범위한 플랫폼 길들이기에…사업자 "타당성 없는 추진 불만"
구글ㆍ넷플릭스만 몸집 불려, 기술 맹점 이용해 법망 빠져나가

인공지능(AI), 통신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이 국가 안보까지 직결되는 상황이 도래하자 전 세계적으로 진흥에 힘쓰며 자국 기술 보호를 중시하는 분위기다. 반면 우리나라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통신 3사를 압박하는 동시에 플랫폼을 향해 포털 뉴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글로벌 추세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는 ICT산업 육성보다 규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발표한 후 신규 통신사업자 진입 지원을 위한 로드맵을 이행하고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를 벤치마킹한 온라인플랫폼 독과점 남용행위 방지를 위한 법률안(온플법) 제정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공정위가 온플법 제정 대신 공정거래법을 개정할 가능성이 크지만 결국 플랫폼 업체를 규제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최근 온플법 제정안을 폐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플랫폼 사업자들은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뉴스뿐만 아니라 쇼핑, 검색어, 소상공인 관련해서 플랫폼 길들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는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타당성도 모른 채 입법을 추진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왜 규제하려고 하는지 묻는 질문에 (플랫폼사가) 너무 컸다는 답변이 돌아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규제로 인한 더 큰 문제는 역차별이다. 대표적으로 정부에서 추진한 인앱결제 금지법, n번방 방지법, 인터넷실명제 등은 규제의 실마리를 제공한 넷플릭스, 구글 등 해외 빅테크들이 기술의 맹점을 이용해 법망을 빠져나가는 동안 국내 기업들에만 옥죄는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악성 온라인 게시물과 댓글을 막자는 취지로 2007년 도입된 인터넷실명제는 국내 플랫폼사를 죽이고 유튜브의 한국 시장 진출을 전폭 지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정부가 해외에 서버를 가진 인터넷 사업자에는 적용하지 않으면서 구글은 유튜브 코리아를 없애고 국외 도메인으로 접속되도록 기술적으로 우회하면서 인터넷 실명제 대상에서 유튜브를 제외했다. 그 결과 국내에서 2%에 불과했던 유튜브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부동의 1위 자리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톡의 월간 실사용자 수(MAU)는 4155만8838명으로 2위인 유튜브(4115만7718명)와의 격차가 40만1120명으로 좁혀졌다.

2020년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불법 촬영물이 공유되면서 국회를 통과한 n번방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자 네이버, 카카오를 포함한 국내 인터넷사업자들만 의무를 부과하고 해외에 서버를 둔 해외 텔레그램을 비롯한 일부 사업자들은 법망을 빠져나가는 결과를 만들었다.

2021년 정부가 구글, 애플 등 빅테크를 겨냥해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내놓자 앱마켓 사업자들은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자의적으로 새로운 우회책을 만들어 법망을 교묘히 피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콘텐츠사업자(CP)는 영상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트래픽의 대가로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인 국내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지만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해외 CP는 이를 부담하지 않으면서 역차별 논란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의 규제 법안을 무분별하게 모방하기 보다는 각국의 산업 특성을 고려해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유럽이나 미국 등은 각국의 산업 특성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무분별하게 해외 입법 사례를 모방할 경우 우리나라의 정책 기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산업 진화 체계에 따라 정책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며 “규제에 매몰되는게 아니라 미래산업에 대해 성장 방향을 어떻게 잡을지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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