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디슨 유산’ 백열등 시대 저물어

입력 2023-08-0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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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부, 전구 관련 새 규정 발표
와트당 최소 45루멘 밝기 생산해야
백열등 대부분 기준 미달
“소비자 공과금 연간 약 30억 달러 절약 가능”

▲토머스 에디슨이 1928년 시애틀 가로등과 연결된 점멸 버튼을 누르고 있다. 시애틀(미국)/AP뉴시스
미국에서 백열등 시대가 저물고 있다. 토머스 에디슨이 1880년대 후반 발명했던 백열등은 이제 에너지 효율 정책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전구와 관련한 새로운 에너지 효율 규정을 발표했다. 바뀐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 미국에서 사용되는 전구는 와트당 최소 45루멘의 밝기를 생산해야 한다. 규정은 연방 관보에 게시된 후 60일 후에 발효될 예정이다.

에너지부는 “전구 규칙이 시행되면 미국 한 가구당 매년 100달러(약 13만 원)를 아낄 수 있다”며 “소비자들은 공과금에서 연간 약 30억 달러를 절약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비용 절감 외에도 에너지 효율 정책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 목표를 진전시킨다”며 “향후 30년 동안 2억2200만 톤(t)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부의 규정에 백열등은 직접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백열등 대부분이 루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에 앞서 소비자들은 이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구매를 늘리면서 전구 소비에 변화를 주고 있다. LED는 백열등보다 친환경적인 데다 수명도 25~50배는 더 길다는 강점이 있다. 과거엔 백열등보다 비싸다는 게 유일한 단점이었지만, 현재 가격은 백열등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UC버클리 하스 스쿨의 루카스 데이비스 에너지 경제학자는 “에너지 효율적인 조명은 누구도 언급하지 않았던 중요한 논의 대상”이라며 “백열등에서 LED로 이동하는 건 갤런(약 3.78ℓ)당 25마일(약 40㎞) 가던 차를 130마일 가는 차로 바꾸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백열등 다음은 형광등이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그간 형광등이 LED보다 효율이 낮고 독성 금속인 수은을 함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단계적 폐지를 주장해왔다. 이번 에너지부의 새 규정에선 살아남았지만, 조만간 형광등 역시 별도의 규정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NYT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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