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중국 경제…글로벌 머니도, 공장도 떠난다

입력 2023-08-0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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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자금, 아시아 신흥국 증시 몰려
6년 만에 첫 중국 추월
폭스콘 인도에 부품 공장 건설…생산 기지 다변화
AMD·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들 중국 대신 인도행

▲중국 및 아시아 신흥국 증시 해외 자금 유·출입 1년 누적액. 단위 억 달러. 하늘색: 중국(홍콩 경유, 7월 320억 달러), 파란색: 중국 제외 아시아 신흥국(390억 달러).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세계 투자자들이 신흥국 투자의 축을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옮기고 있다. 아시아 신흥국 증시의 해외 자금 유입 규모가 6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웃돌았다. 다국적 기업의 생산 기지 다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 지위도 위협받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일 골드만삭스 분석을 인용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 순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7월 중순까지 12개월간 총 390억 달러(약 50조 원)로 집계돼 같은 기간 홍콩을 경유해 중국 본토증시로 순유입된 외국인 자금 규모 320억 달러를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수닐 쿨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식 전략가는 이에 대해 “최근 4개월 새 중국 이외의 신흥국 시장에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자금 유입 규모가 역전된 것은 2017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경제회복의 불투명성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대립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의식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도와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할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마츠모토 히로시 픽텟자산관리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등이 서구 투자자들의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처럼 자산이 동결되거나 매각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어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동부 저장성 항저우의 한 공장에서 노동자가 금속을 용접하고 있다. 항저우(중국)/AFP연합뉴스
중국이 오랜 시간 지켜왔던 제조업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중국 인건비 증가와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공급망 재편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탈(脫)중국 행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은 약 5억 달러를 투자해 인도에 부품 공장 두 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 중심의 생산기지를 다각화하기 위한 일환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폭스콘이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에 공장을 지을 예정이며, 적어도 한 곳 공장에서는 아이폰 등에 들어가는 애플 부품이 제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건설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번 주 내 공식 발표될 전망이다.

이처럼 세계 기업들은 중국 대신 인도로 몰려가는 분위기다. 앞서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AMD는 지난달 말 인도에 향후 5년간 4억 달러를 투자하고, 신규 반도체 설계 센터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장비 업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도 최근 4억 달러를 투자해 엔지니어링센터를 구축하기로 했고, 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역시 8억2500만 달러를 투자해 D램과 낸드플래시 테스트 및 조립시설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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