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미·중 디커플링은 ‘남일’…의존도 한층 강해져

입력 2023-07-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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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산 의약품 수입액 1년새 8배 급증
의약품 수입서 중국 비중 10배↑
미국 제약사, 대중 투자 및 협력도 지속

▲한 남성이 미국 코네티컷주 웨스트 헤이번의 월마트 약국에서 대기하고 있다. 웨스트 헤이번(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디커플링(디커플링) 속에서도 미국 제약산업의 중국 의존도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미국 내 중국산 의약품 수요가 급증하는가 하면, 미국 제약사들은 중국 시장에 대한 베팅을 멈추지 않고 있다.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중국산 의약품 수입액은 69억5000만 달러(약 8조9000억 원)로 2021년의 8억2000만 달러에서 8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에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1~5월 미국의 중국산 의약품 수입 규모는 2021년 연간 수입액의 2배 이상에 달했다. 전체 의약품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도 2021년 이전 1% 안팎에서 지난해 9.6%로 10배가량 뛰었다.

항암제, 면역억제제, 순환계 치료제 등의 수입이 대폭 늘어났다. 미국에서 항암제 수요가 늘어 품귀 현상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의약 강국 인도의 제약 공장에서 드러난 품질 문제도 공급 부족 현상을 부채질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산 의약품이 틈새를 메꾸듯 파고들었다. 항암제와 같이 생명에 직결되는 약을 미승인 상태로 긴급 수입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물론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 분야에서 중국산 제품에 의존하는 것은 안보상의 위협이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자국 약품 생산능력을 증대하는 대통령령을 발동했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강제력을 수반하는 조치가 아니었기 때문에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의회 역시 지난달 동맹국에 한해 의약품 수입 관세를 인하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저렴한 중국산 의약품에 맞서 유럽 등 동맹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수요 측면뿐만이 아니다. 미국 대형 제약사들의 대중 투자와 협력도 끊이지 않고 있다. 모더나는 최근 중국 시장 전용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을 위해 중국에 최대 1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모더나는 백신 연구·개발(R&D)에서부터 제조까지 모두 중국에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화이자는 4월 중국 시노팜과 계약을 맺고 2025년까지 12개의 신약을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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