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저평가된 코스닥 시장…시장 참여자 노력 중요”
전문가들은 코스닥 우량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는 것이 코스닥 시장의 저평가 문제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기업이 시장에 진입할 때부터 성장할 때까지 여러 시장 참여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코스피에 비해 스크리닝이 덜 된 상태에서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기 때문에 코스피에 비해 낮게 평가되는 부분이 있다”며 “나스닥과 달리 코스닥은 시장 전체로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니 우량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다만 코스닥 진입을 엄격하게 하면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에 일정 부분 불가피한 부분은 있다. 코스닥에 진입해 자금조달이 쉬워지면 이를 통해 기업이 도약해 코스피로 진출하는 것 자체를 막기는 어렵다”면서도 “결국 우리나라 자본시장 전체가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차원에서도 투자자 신뢰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스닥 기업은 미국 나스닥에 비해 기업가 정신이 약하다”며 “코스닥 기업이 성장하려 하지 않고 돈을 벌 목적으로 기업을 이용하는 ‘한탕주의’가 많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교수는 “개인들도 경영자들이 기업을 육성하려는 사람인지, 돈만 벌려고 하는 사람인지 잘 구분해 투자해야 한다”며 “제도적으로는 싱가포르처럼 주식 관련 세금을 모두 없애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코스닥 기업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개인투자자 중심의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확대해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소·벤처·기술기업을 발굴, 분석, 평가하고 이 과정에서 정보 비대칭과 대리인 문제를 통제할 수 있는 주체는 바로 기관투자자이며, 이는 개인투자자 중심의 투기적 시장이라는 평판을 벗어나는 길이기도 하다”면서 “상장기업의 질적 수준 저하는 코스닥시장의 추가적인 저평가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같은 저평가가 비단 코스닥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코스닥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선 결국 코스피까지 포함한, 국내 증시 전반의 저평가 해소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하준경 교수는 “기업의 성과, 지배구조 이슈, 주주환원 등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코스피와 코스닥을 떠나 자본시장의 전체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그래야만 코스닥이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코스피와 코스닥은 어떻게 보면 보완하는 공생관계로 투자자들은 인식한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한국 증시의 근본적인 문제인 만큼 두 시장을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