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오프닝에도 실적 악화…낯빛 어두운 화장품업계

입력 2023-07-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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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2분기 영업익 15.1↓ 예상…아모레도 시장 예상치 크게 밑돌아

북미ㆍ일본으로 시장 확대 모색…현재까지 성과 '미미'

(이투데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국내 주요 화장품업계의 2분기 실적은 맥을 못 춘 것으로 분석된다. 각 기업은 실적 타개 복안으로 북미와 일본으로 시장을 넓힐 방침이지만 실제 성과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2분기 매출액 1조8323억 원, 영업이익 183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 영업이익은 15.1% 각각 줄어든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기가 나빠지면서 LG생활건강의 수익성은 지난해부터 악화해 왔다. 연결 기준 지난해 연 매출액은 7조18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7111억 원에 그치며 무려 44.9% 급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사정은 비슷하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22% 감소한 9437억 원, 영업이익은 377억 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은 하지만 시장의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장에서는 당초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을 500억 원 수준으로 관측했기 때문이다.

박신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 2분기 영업이익이 390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500억 원)보다 24%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연간 실적도 하향 조정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의 2023년과 2024년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20%, 17% 하향 조정한다"며 "면세 매출 추정치도 각 30%, 32%씩 하향한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 부진은 주요 수출국이던 중국 매출이 급감하고 면세점 실적도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리오프닝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컸지만 예상보다는 지지부진한 분위기다. 코로나19 기간 자국산 상품을 구매하는 '애국소비 트렌드'가 확산했고 중국 제품들의 품질도 향상돼 현지에서 가성비가 좋다고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더 이상 대형 화장품 업체 제품이 아닌 다양한 브랜드를 선호하게 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화장품 업체들도 중국 외 국가로 판로를 넓히는 추세다. LG생건의 경우 북미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9년 미국 화장품 '에이본'을 시작으로 더마 화장품 브랜드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 사업권, 헤어케어 브랜드 '보인카'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약 6000억 원 자금을 투자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 북미, 일본 등 해외에서 현지의 시장 상황과 LG생활건강 브랜드의 입지에 맟춰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e커머스를 통해 고객 접점 및 제품, 서비스, 마케팅 역량을 확충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북미와 일본 시장을 공략 중이다. 북미에서는 '라네즈' 브랜드를 선보였으며, 일본에서는 라네즈에 이어 '헤라'와 '에스트라' 공식 진출을 추진 중이다.

다만 아직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현지는 물론 면세점 부문 사업 환경이 구조적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에서 중국 대안 시장인 일본과 미국에서도 뚜렷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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