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1일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후속조치와 보완 입법을 촉구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당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세사기 후속대책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을 통과시킬 때 대전제는 현실에 맞게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특별법 시행 과정에서) 당장 몇 가지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며 “저리 대출 요건이 부부합산 소득 7000만 원 이하로 규정한 것은 과도한 제한인 데다 피해 지원 위원회 구성에서 피해자 대변이 취약하고, 피해 접수 건에 비해 인정 건수도 너무 적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들을 포함해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당은 회견문을 통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두 가지를 지적했다. 우선 대환대출 및 저리대출 자격 요건을 부부합산 소득 7000만 원 이하로 한정한 것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특별법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으로 명백한 정부의 실책”이라며 “피해자로 인정받은 경우 충분한 지원을 하자는 것이 민주당의 기본입장이다. 입법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부부합산 소득기준 7000만 원 이하 기준은 당장 개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전세사기 대책 특별위원장인 맹성규 의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부부합산 7000만 원 기준은 특별법이 통과되기 전 피해지원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피해자로 인정받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미 대출받기 어려운 기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던 것”이라며 “해당 규정을 유지하는 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은 피해지원위원회가 법조인 중심인 점에 대해 “정부는 당초 여야합의 정신을 살려 피해자 단체 대표 혹은 피해자단체가 추천한 사람들이 위원회의 구성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전세사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후속입법도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은 공인중개제도 개선, 최우선변제금이나 임차인의 대항력 확보를 포함한 보증제도 개선, 허위공시 근절, 악성임대인 처벌강화 네 가지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국토위 야당 간사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렵사리 만든 전세사기 특별법이 시행하는 과정에서 국토부나 관련 기관들의 소극적인 태도로 피해자 구제에 인색하다면 저희들은 또 근본적인 대책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앞으로 점검하면서 모자라는 부분들은 대체 입법이던 보완입법이던 수시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도 한 달에 한 번 하는 피해자지원위원회 심의 절차로는 피해자 지원에 속도가 나지 않을 수 있음을 지적했고, 국토부는 7월부터 피해지원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2회로 늘리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채권매입’, ‘사후정산’ 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맹 의원은 “시행 과정에서 미비점이 나타나 특별법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면 이 대표께서 말한 방향으로 추진돼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