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착륙 기대감 커지는 미국, 침체 경고도 여전

입력 2023-06-2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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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주택·내구재 주문, 모두 호조
바이든 “미국 경제 강력” 자신감
HSBC는 “올해 4분기 침체 진입 가능성”
기업 실적 부진 이유로 들어
국제금융센터 “글로벌 지표 갈팡질팡, 당국 대응 어렵게 할 듯”

▲호조 보이는 미국 경제지표. 위부터 신규주택 판매(단위 1000채. 연환산 기준. 5월 76만3000채) / 내구재 주문 증가율(단위 %. 전월 대비 기준. 5월 1.7%), 소비자신뢰지수(단위 포인트. 6월 109.7). 출처 블룸버그.
최근 경제지표가 잇달아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이 경기침체 우려를 딛고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침체에 대한 우려 또한 여전히 크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5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12.2% 증가한 76만3000채(연환산 기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20% 증가했다. 이는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같은 날 발표된 5월 내구재 주문은 감소했을 것이란 전문가 전망을 뒤엎고 전월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심리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민간 경제 조사 단체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보다 7.2포인트 상승한 109.7로 전문가 전망치 104.0를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로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소득과 노동환경의 단기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지수는 79.3으로 전달의 71.5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통상 기대지수가 80을 밑돌면 1년 안에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되지만, 해당 지수가 기준점인 80 바로 밑까지 올라왔다는 것은 그만큼 이전보다 침체 우려가 줄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제가 둔화할 것이란 당초 전망과 달리 여러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스탠리 산탄데르US캐피털마켓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컨센서스는 지속해서 몇 달 내로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경제 지표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회복세는 여전히 시장의 목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한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지금 미국 경제는 강력하다”며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판단을 내리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당장 경제지표는 회복세를 가리키고 있지만, 올해 4분기에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HSBC자산운용은 올해 중간 보고서에서 미국이 올해 4분기 경기침체에 진입하고 2024년 유럽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지프 리틀 HSBC자산운용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일부 경제 부문에서 회복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리스크의 균형추는 경기침체 위험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유럽은 미국에 후행하지만, 궤적은 대체로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침체 전망 배경으로 기업 실적을 꼽았다. 리틀 전략가는 “기업의 실적 측면으로 보면 이미 완만한 경기침체에 들어가 있으며, 디폴트(채무불이행)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며 “경기침체 시나리오는 1990년대 초와 비슷할 것이며 우리 예측에 따르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1~2%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미국에서는 불황을 대비한 기업들의 감원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드는 최소 1000명 감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온라인 증권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를 포함해 우버, 오라클, 니콜라, 스포티파이 등이 올해 정리해고에 나섰다.

국제금융센터는 28일 보고서에서 “최근 글로벌 경기지표가 부문 간 또는 조사 대상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면서 향후 경기 전망을 어렵게 하고 경기침체 확률도 과대 추정하게 한다”며 “그만큼 당국의 적절한 정책 대응이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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