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금융활동 지원' 한국계 러시아인 대북 독자제재 대상 지정

입력 2023-06-2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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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개인 대북 제재 첫 사례…북한과 공동투자해 무역회사 설립도

▲이준일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 관련 브리핑을 하며 제재 대상자 관련 서류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28일 북한의 불법 금융 활동을 지원한 한국계 러시아인 최천곤을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정부가 한국계 개인을 제재 리스트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해 북한 정권을 위해 활동해 온 과거 한국 국적자였던 러시아인 최천곤을 이날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최천곤이 소유하면서 대북 제재 위반 활동에 이용해 오고 있는 회사 2개와 북한인 조력자 1명도 함께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로써 정부는 작년 10월 이후 9차례에 걸쳐 개인 45명과 기관 47개를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최천곤은 당초 한국 국적자였지만,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이후 불법 금융활동, 대북 합작투자 등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 행위에 관여해왔다. 특히, 최천곤은 대북 제재를 회피할 목적으로 위장회사 '한내울란'을 설립해 북한의 불법 금융활동을 지원해 왔다. 또한,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무역은행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대표인 서명과 공동 투자 형식으로 무역회사 '앱실론'을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

안보리 결의는 북한 단체 및 개인과의 합작 사업을 금지하고 있어, 서명과 회사를 설립한 것 자체가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서명이 소속된 조선무역은행은 2017년 안보리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최천곤에 대한 제재 지정은 우리 정부가 한국계 개인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첫 사례다. 외교부는 최천곤이 불법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금융망에 대한 접근 차단을 통한 대북 제재 위반 활동을 제약하는 실질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최천곤이 제재 회피를 위해 설립한 회사와 조력자까지 포괄적으로 지정해 제재 효과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번 조치는 '외국환거래법'과 '공중 등 협박목적 및 대량살상무기확산을 위한 자금조달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한국 국민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개인·기관과 외환거래 또는 금융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각각 한국은행 총재 또는 금융위원회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허가 없이 거래하는 경우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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