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경제 괴롭히는 중국의 위협 [대만 경제 빛과 그림자]

입력 2023-06-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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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중국 일국양제 정책에 불가피성 있어”
버핏, 대만 둘러싼 갈등 고조에 TSMC 주식 모두 매각
“중국 의도적 갈등 촉발…무력 개입 없이 굴복 의도”

▲중국과 대만 국기 앞에 비행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중 관계 악화와 대만해협에서의 긴장 고조로 대만 경제가 위태롭다. 특히 중국의 위협은 대만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CNBC방송은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등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 통일’을 핵심 의제로 삼고 있다. 이에 중국인민해방군 창건 100주년인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이 불러일으킨 대규모 국제 분쟁에 대한 두려움은 세계 경제에서 대만의 존재감을 상기시켰다.

머스크 CEO는 “중국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정책을 고수하는 것엔 불가피성이 있다”며 “(이런 상황은) 전 세계 모든 회사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버크셔는 올해 1분기 보유하고 있던 TSMC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삼는 버핏에게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버핏은 “주식을 처분하기로 결정했을 때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분쟁은 확실한 고려 사항이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침공으로부터 대만을 지키려는 미국 정치권의 의지는 경제적 이해관계와 상충할 수 있다. 머스크 CEO는 “중국 경제와 나머지 세계가 쌍둥이처럼 연결돼 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 테슬라보다 다른 회사들의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예를 들어 아이폰을 어디서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투자회사 사파나드의 존 러틀리지 최고투자전략가(CSO)도 “TSMC와 대만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없이는 세계 경제가 작동하지 않는다”며 “대만이 없다면 우리의 뇌가 절단되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만 신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는 애플, 아마존, 구글, 퀄컴 등이 사용하는 첨단 반도체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갈등을 촉발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드와드릭 맥닐 롱뷰글로벌 선임 정책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을 겁줘서 대만 경제를 훼손하는 게 중국이 무력 개입 없이 대만을 굴복시킬 수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닛케이)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다국적 기업들은 현지 비즈니스 계약에 양안 긴장과 관련된 ‘불가항력 조항’을 넣기 시작했다. 상업 분쟁 전문 변호사인 데니스 궉은 “기업 고객들이 공급망 단절 등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만 분쟁 시나리오나 역내 긴장 고조 등을 다루는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닛케이가 입수한 한 계약서는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에서 국가적 또는 지역적 비상사태가 일어나면 계약 당사자 쌍방 모두 공급 계약 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그만큼 중국 리스크가 대만 경제를 위협하는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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