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소비국’ 중국 자급률 향상에 곡물 시장 출렁

입력 2023-06-0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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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4~5월 미국산 옥수수 11.4만 톤 수입 취소
옥수수 선물 가격 지난해 봄 최고치 대비 30% 급락
“중국, 미·중 갈등 속 식량 공급 중단 두려워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3월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 연설을 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세계 최대 곡물 수입국인 중국의 농업 정책 변화가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미·중 갈등 심화에 중국이 식량 대외 의존도를 낮추려는 모양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은 4월 말에서 5월 중순까지 수입하기로 했던 미국산 옥수수 110만4000톤(t)을 취소했다. 이는 미국의 1년 중국 수출의 7.4%에 해당한다.

곡물 최대 소비국의 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시장도 반응했다. 미국의 풍작 관측이 겹치면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옥수수 선물 가격은 5월 중순 부셸 당 5달러(약 6500원) 중반으로 떨어지며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봄 최고치 대비 30% 급락한 수치다.

중국의 갑작스러운 수입 취소는 식량 안보 측면에서 중국이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흐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식량난과 미·중 관계 악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중국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태에서 대립이 격화되면 식량 공급이 중단될 것을 상당히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브라질산이 역대급 풍작을 기록해 미국산에 비해 크게 저평가됐다”며 “(중국이) 위약금을 내더라도 브라질산으로 갈아타는 게 이득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자국 농가들의 곡물 생산을 장려하며 곡물 자급 중시 정책을 펼쳤다. 리커창 전 중국 총리는 “중국 14억 인구를 위한 밥그릇이 항상 우리 손에 단단히 쥐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연내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한 법안 제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에서 허용하지 않았던 유전자변형 식품(GMO) 상업화 금지를 풀고 수입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의 자급자족 전략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경작에 적합한 땅은 이미 개간돼 농지 확장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곡물 수출국의 공급 능력이 떨어지는 동시에 중국의 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곡물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일본 농림수산성 완울 이사는 “중국의 자급률 제고 정책은 화학 비료와 농약 과다 사용 등으로 인한 토양 황폐화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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