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산 14개월 만에 최대 감소...소비 2.3%↓ㆍ투자 0.9%↑
올해 4월 산업 생산(전월 대비)이 1.4% 줄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소비도 3개월 만에 뒤걸음질 쳤다.
제조업 재고율은 반도체 출하가 크게 줄면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4%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2월(-1.5%)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것이다.
전산업 생산은 작년 12월(0.1%) 증가세로 전환된 이후 올해 1월 0.0%, 2월 1.0%, 3월 1.2%로 성장세를 지속하다가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4월 전산업 생산 감소는 전자·통신을 제외한 제조업 생산이 1.7% 줄어든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3월에 35.1%나 급증했던 반도체 생산이 0.5% 증가하는 데 그쳤고, 기계장비와 의약품도 각각 6.9%, 8.0% 줄었다.
반도체,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제조업 출하가 줄면서 재고율(재고/출하율)은 3월 117.2%에서 4월 130.4%로 13.2%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재고는 반도체(31.5%), 석유정제(15.1%) 등에서 늘면서 전월대비 6.2% 증가했다. 재고율(재고/출하율)은 전월보다 13.2%포인트(p) 상승한 130.4%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1985년 이래 사상 최대다.
통계청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은 0.5% 증가했으나 출하의 감소폭(-20.3%)이 커지면서 재고/출하율 자체가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 운수·창고를 중심으로 0.3% 감소했다. 특히 공공행정 생산이 12.4% 급감했는데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관련 치료제 구입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2.3% 줄면서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2.3% 감소는 작년 11월(-2.3%)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의류 구입이 많았던 2월 기저효과로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6.3% 줄었고, 음식료품·화장품 등 비내구재와 통신기기 및 컴퓨터·승용차 등 내구재도 각각 1.2%, 1.7% 줄었다.
설비투자는 항공기 등 운송장비 투자가 늘면서 전월보다 0.9% 늘었고, 건설기성은 건축 공사 실적이 늘어 1.2%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p 상승한 99.9를 기록하면서 3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반면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p 하락한 98.0으로 6개월째 하락했다. 경기회복 시점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의미다. 통계청은 경기 흐름이 전기·전자(IT), 반도체의 글로벌 경기 회복 상황에 따라 불확실 요인이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도 "생산측면에선 하반기 IT 업황 반등 및 중국 리오프닝 효과 기대, 엔데믹에 따른 대면활동 정상화 등은 긍정적 요인이나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지속, 높은 반도체 재고수준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취약부문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수출・투자・내수 등 경제활력 제고에 집중하면서 경제회복 모멘텀 강화에 총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