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연속 감소한 제조업 취업자⋯올해도 '마이너스' 전망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시장의 유례없는 호황이 일자리 창출의 '낙수 효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수출 증가의 상당 부분이 소수 대기업과 자본집약형 산업에 집중되면서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제조업 전반으로 파급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실제 반도체와 연관된 일부 제조업에서는 향후 수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수출 확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수출 지표와 고용 지표가 엇갈리는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최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주재로 열린 산업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수출액 7097억 달러에 이어 2년 연속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을 언머 ‘1조 달러 시대’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됐다.
새해 첫 달 1~20일 수출도 순조롭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액은 364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9%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25억1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4.9% 늘었다.
특히 최대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70.2% 급증했다. 반도체 수출 호황이 올해에도 지속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작년 우리 수출이 사상 첫 7000억 달러 돌파라는 기염을 토한 것도 반도체 호황 덕분이다.
하지만 수출 훈풍은 '고용 시장의 허리'인 제조업에 온기를 전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은 ‘2026년 고용 전망’을 통해 올해 제조업 취업자 수가 올해보다 2만2000명(-0.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체 취업자 수가 16만2000명(0.6%) 증가하겠지만 제조업은 뒷걸음질 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고용 유발 효과가 낮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이 수출 성장을 주도한 반면 고용 창출력이 높은 전통 제조업이 부진을 겪은 탓이 크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역대급 수출 실적 속에서도 지난달까지 18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 호황에 가려진 어두운 단면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기술 발전으로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등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같은 양을 생산하더라도 필요한 인력은 계속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지만 제조업 고용에는 더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2021년 ‘로봇이 노동수요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근로자 1000명당 로봇이 1대 늘어날 때마다 제조업의 구인 인원 증가율(노동수요)은 2.9%포인트(p), 단순·반복 직종의 경우 1대당 2.8%p 각각 감소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생산성과 고용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정부도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