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미국에서 오피스 공간 수요는 코로나19로 인해 감소했다.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더 많이 선택함에 따라 기업의 오피스 공간 수요는 줄고, 상대적으로 공실률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미국 오피스 시장은 도시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산업 중에서 생명공학을 위주로 기존 오피스를 용도 전환하고 있다.
오피스를 생명공학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은 미국에서 개발자에게 매력적인 옵션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2021년 1분기에 생명공학 공간확보 프로젝트 전체 중에서 오피스 전환으로 확보한 공간 비율은 41.5%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작년 4분기에는 31%를 차지했다(CBRE). 오피스를 생명공학 공간으로 전환하는 일은 복잡한 프로세스가 될 수 있다. 생명공학 요구 사항을 충족하도록 건물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며, 개발자는 해당 지역의 생명공학과 시장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생명공학 공간으로 전환하는 일은 개발자에게 보람 있는 옵션이 되고 있다.
오피스를 생명공학 공간으로 전환할 경우의 이점을 보자. 우선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생명공학 공간은 일반적으로 오피스 공간보다 임대료가 높다. 이는 생명과학 기업이 실험실과 연구 시설에 대한 높은 수준의 특수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빠른 공급 전환이 가능하다. 기존 오래된 오피스를 생명공학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기에, 새로 짓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최소 50% 절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대부분의 오피스 빌딩은 이미 천장 높이가 높고 기존 건물 외벽이 있다. 전기 및 기타 유틸리티는 일반적으로 더 강력한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지만 이미 건물이 있다는 사실은 시간과 비용 면에서 큰 이점을 제공한다.
또한 기존 오피스를 재사용하므로, 건축 자재를 매립하지 않아 폐기물과 탄소를 줄일 수 있으며, 개발자가 새로운 건물을 짓고 건설로 인한 환경 영향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CBRE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작년에 28만 평 이상의 오피스가 생명공학 공간으로 전환됐다. 주로 뉴욕시,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등과 같은 대도시에서 이뤄지고 있다. 뉴욕 맨해튼 중심가(8th Avenue)의 한 건물은 42층으로 2017년에 생명공학 공간으로 전환됐다. 보스턴의 원보스턴플레이스(One Boston Place)도 생명공학 공간으로 전환된 유명한 사례다. 이 12층 빌딩은 원래 보험회사의 본사로 지어졌지만 최근 생명과학 기업에 임대됐다.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125개의 오피스 전환 프로젝트 중 절반이 생명공학 용도로 전환되고 있다. 대부분 사례는 시장수요 규모와 지하철의 밀집도에 따라 크게 달라져, 생명과학 관련 파이프라인의 77%를 책임지고 있는 뉴욕시가 이러한 전환 프로젝트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의료 혁신과 코로나19로 촉발된 제약 개발의 활성화로 인해, 생명공학 연구에 대한 공공 및 민간 자금이 전례 없이 증가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생명공학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33~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Hines 백서).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새롭게 생명공학 공간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어있는 오피스, 상가, 부동산 등을 생명공학을 중심으로 한 신산업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