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0% 고금리 지속, 정기예금ㆍ대출 등 시장금리는 인하
25일 금통위 동결 유력…3연속
금리 엇박자에 통화정책 부작용 가능성
이달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상반기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장금리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3.50%의 높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엇박자가 심화될 경우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엇박자 현상이 심화되면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파급 경로 중 일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은행연합회에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국내 19개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41개중 30개(기본금리 기준)가 기준금리인 3.5%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6개 상품의 기본금리는 2%대였고, 1%에 미치지 못하는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있었다. 기준금리 3.5%를 넘은 상품은 6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월 연 4.85~5.18% 수준이던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1년 만기 예금 최고금리도 이날 3.02~3.62%로 6개월만에 하단 1.83%포인트(p) 상단은 1.56%p 하락했다.
예금금리가 떨어진 데는 은행채 금리가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은행채 1년물 금리(AAA등급·무보증)는 지난해 11월 5%를 넘어선 이후 지난달 3.5%대까지 지속 하락했다.
예금 뿐만 아니라 대출금리도 내림 추세다. 최근 은행 대출금리가 3%대까지 내려가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2021년 8월 직후 수준까지 떨어졌다.
19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80∼5.796% 사이다. 올 초인 1월 6일과 비교하면 고신용자에 주로 적용되는 하단 금리 기준 1.140%p나 하락했다. 이는 고정금리 지표금리로 많이 사용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0.684%p(4.527%→3.843%)떨어진 영향이다.
은행채보다 시중 대출금리 하락폭기준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이 큰 것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더 낮췄기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금융당국이 연일 ‘상생금융’을 강조하면서 은행들을 압박한 요인이 컸다. 은행들은 ‘이자장사‘ 비난을 벗기 위해 가산금리를 일제히 낮췄다.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금리(3.900∼6.466%) 하단도 3%대로 떨어졌고,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연 4.650∼6.150%) 하단도 5개월여만에 1.006%p 내려 앉았다.
최근에는 코픽스가(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하락하면서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최저금리가 연 3%대까지 내려갔다.
한은 금통위는 25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동결할 경우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3회 연속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동결 시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따로 움직이는 금리 엇박자 현상이 완화될 지가 관건이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엇박자가 계속되면 한은의 인플레이션 제어를 위한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교수는 또 “은행의 예·대금리가 낮아진 상태에서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전환할 경우 은행의 금리위험이 유동성위험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은행 및 정책당국의 면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