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채한도 협상, ‘2011년 막판 합의’ 재연할까…공통점과 차이점은

입력 2023-05-1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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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극한 대치에도 결국 협상 타결
“투자자들, 비슷한 상황 이미 여러 번 겪어”
“과거와 100% 달라…협상 여지 못 찾겠다” 우려도
회담 시작 타이밍·개인적 친분 등 차이 명확

▲5월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부채한도 협상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상향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011년과 같은 ‘극적 타결’이 재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미국 연방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예정일인 6월 1일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렇다 할 진전은 나오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주 협상 재개를 앞두고 부채한도 상향 논의에 대해 “우리는 아직 중대한 포인트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워싱턴 정가와 월가에서는 비교적 낙관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기 때문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이 영화를 여러 번 봤고, 그 결말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권은 2011년에도 부채한도 협상을 두고 극한 대치 상태에 놓인 적이 있다. 버락 오바마 당시 행정부와 하원 다수당이었던 공화당은 막판까지 치킨게임을 벌이다가 기한 이틀 전에 막판 합의를 이뤄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2011년보다는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2011년 당시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비서실장이었던 마이크 소머즈 미국 석유협회(API) 회장은 “올해 대치는 100% 다르다”며 “협상의 여지가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야후파이낸스는 민주당 대통령이 재선 도전 직전에 다수당인 하원 공화당과 협상한다는 점이 같을 뿐, 2011년과 2023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에는 회담이 훨씬 일찍 시작됐으며, 적자 감소가 양측의 최우선 과제라는 공감대가 있었다.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베이너 하원의장이 공식 회의뿐만 아니라 함께 골프를 치는 등 수시로 친목을 도모한 것 또한 협상에 윤활유 역할을 했다.

반면 올해는 지도자들이 뒤늦게 초당적 협상의 길을 찾으려 하면서 최근에야 참모회의가 시작됐다. 공화당은 부채한도 상향 조건으로 기후변화 대처 예산 폐기, 학자금 대출 탕감 종료 등 수십억 달러의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메카시 하원의장은 올해 몇 차례밖에 만나지 않았으며, 열띤 발언과 상호 비판으로 날을 세웠다.

2011년 양측의 치킨 게임은 막판 극적 타결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에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왔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7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하면서, 세계 증시가 폭락했다. 올해 양측의 합의가 끝내 불발되면 이보다 더 큰 충격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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