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량 적어 수익성 없다"…점자카드 안 만드는 카드사

입력 2023-05-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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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상품 점자 발급 KB국민카드뿐
시각장애인들 카드 사용에 어려움

(연합뉴스)

카드업계가 점자카드 발급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신용카드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가운데 전 상품에 대해 점자카드를 발급하는 곳은 KB국민카드뿐이다. 다른 카드사들의 경우 대표상품 2~3개에 대해서만 점자카드를 발급하고 있어 카드 선택에 제약이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17년 시각장애인 금융생활 보호를 위해 카드사에 전자카드 발급을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민카드를 제외하고 점자카드 발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점자카드 발급을 의무화하는 법률안도 발의됐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시각장애인의 수는 약 25만1620명으로, 국내 등록 장애인(264만4700명)의 약 9.5%를 차지한다. 이들은 점자표기가 없으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과 도용의 가능성도 있어 불편을 겪고 있다.

점자카드의 규격, 재질, 표기 방식 등에 대한 기준과 규정이 없기 때문에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도 있다. 카드사에서 임의로 점자카드를 제작하면서 시각장애인이 카드번호도 인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시각장애인은 지갑에 카드를 순서대로 꽂아놓은 후 이를 통해 카드를 구별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한 해 동안 발급되는 발급량이 적어 수익성이 없다”며 “아직까지 확대·운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제한적으로나마 대중 선호도가 높은 상품을 위주로 점자카드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점자카드를 적극적으로 발급하고 있는 국민카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수익성보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서 시각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 전 상품을 대상으로 점자카드를 발급한 것”이라며 “시각장애인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해 다양한 상품 선택권과 카드 이용 편의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점자카드 상품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이 카드 발급이나 상담에서 불편을 겪지 않도록 음성지원 이메일 명세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 및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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