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계정' 공식 깨질 수도…인력 감축이 곧 소프트웨어 매출 하락으로
일각선 "과도한 공포" 반론…단순 도구 넘어 '플랫폼' 경쟁력 따져야

최근 뉴욕증시를 지배하는 가장 뜨거운 논쟁이자 미스터리입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하드웨어·인프라 기업들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축포를 터뜨리는 사이, 정작 AI 기술을 서비스로 구현해야 할 세일즈포스, 워크데이, 몽고DB 등 간판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이를 두고 섬뜩한 이름을 붙였습니다. 바로 '소프트웨어 파괴론(Software Disruption)'입니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만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수익 모델 자체를 파괴할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을 덮친 것입니다.

그동안 B2B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철저하게 '머릿수' 장사를 해왔습니다. 기업 고객의 직원이 늘어나면 그만큼 매달 받는 구독료가 늘어나는 구조였지요. 하지만 생성형 AI의 등장이 이 공식을 흔들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비서) 한 명이 직원 10명분의 업무를 처리한다면, 기업이 굳이 10개의 소프트웨어 계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실제로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는 최근 "AI 챗봇이 상담원 700명의 업무를 대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곧 700명분의 고객관리 소프트웨어 계정이 필요 없어진다는 뜻입니다. AI가 가져올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 역설적으로 기존 SW 기업에는 '매출의 파이'가 줄어드는 악재로 작용한다는 논리인 셈입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어도비나 세일즈포스 같은 빅테크의 툴을 비싼 돈을 주고 써야만 했습니다. 대체재를 만들기 어려웠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AI에게 명령만 내리면 뚝딱하고 필요한 업무 도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기존 SW 기업들이 구축해 놓은 높은 진입장벽이 AI라는 불도저 앞에서 낮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월가 투자은행들은 잇따라 SW 기업들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AI가 기존 SW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경고장을 날리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셀과 워드에 '코파일럿' 기능을 탑재해 구독료를 인상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비록 사용하는 직원 수는 줄어들지 몰라도, AI 기능이 추가된 고가의 프리미엄 버전을 판매함으로써 객단가를 높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입니다.
결국 시장은 '옥석 가리기'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입력하고 정리하는 수준의 '껍데기' 소프트웨어 기업은 AI에게 자리를 뺏길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AI가 흉내 낼 수 없는 독자적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거나,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 깊숙이 침투해 대체 불가능한 플랫폼이 된 기업은 살아남을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파괴론'은 과장된 공포일까요, 아니면 다가올 몰락의 전조일까요? 확실한 건, "자리만 차지하면 돈을 벌던" 소프트웨어의 황금기는 저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