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도 수주 망설인다”…사업성 악화에 곳곳서 시공사 선정 ‘난항’

입력 2023-05-0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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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재개발 지역 전경 (이투데이DB)

최근 분양 경기 침체,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하면서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셈법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아직도 마수걸이 수주를 하지 못한 대형 건설사도 있을 뿐만 아니라 중견 건설사들 역시 ‘묻지마 수주’를 꺼리면서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신성연립 소규모 재건축조합은 4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다시 냈다. 해당 사업은 구역 면적 5384㎡에 최고 15층 규모의 아파트 97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앞서 조합은 지난달 3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현장에는 금호건설, 쌍용건설, 동부건설, 우미건설, 대보건설, 대방건설, 태영건설, 일성건설 등 8개 사가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컸다. 그러나 정작 이달 3일 첫 번째 입찰 결과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조합 측은 11일 2차 현장 설명회를 개최하고 다음 달 2일 두 번째 입찰을 마감한다는 계획이다.

강동구 암사동 495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 역시 시공사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사업 시행자를 맡은 코리아신탁은 3일 2차 시공자 선정 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 결과 DL건설만 단독 참여했기 때문이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일반 경쟁입찰 시 단독 응찰은 자동으로 유찰된다.

이곳 역시 지난달 10일 현장 설명회 당시에는 DL건설을 포함해 두산건설, 동문건설, 대상건설, 진흥기업, SG신성건설 등 여러 건설사가 참석한 바 있다. 코리아신탁은 11일 2차 현장 설명회를 개최하고, 다음 달 1일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곳은 정비사업을 통해 구역 면적 9108㎡ 일대에 지하 2층~지상 15층 규모의 아파트 252가구로 조성된다.

수차례 시공사 선정에 실패한 사업장도 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남성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7일 5번째 시공사 입찰을 마감했지만, 무응찰로 결국 또 유찰됐다. 이곳은 지난해부터 시공사 찾기에 고전하고 있다. 1차 현장 설명회 당시에는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였지만, 정작 응찰에 참여한 곳은 롯데건설 뿐이었다. 마지막 입찰에서는 롯데건설마저 사업성 부족으로 발을 뺐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사업 수주에 소극적인 데에는 분양 경기가 좋지 않고,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85.2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미만일수록 경기가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전월 지수(73.6)와 비교하면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다.

공사비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3월 기준 151.11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150.99p 대비 0.08%, 전년 동월 143.74 대비 5.13% 각각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원가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국내 주택사업 부문 이익은 줄고 있다. 사업성 악화에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등은 올해 마수걸이 수주도 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 경기가 언제 좋아질지 아직 예측할 수 없고, 현장에서는 공사비 인상에 반대해 갈등을 겪는 상황도 많아지고 있다”며 “철저한 사업성 분석을 통한 선별적 수주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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