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ㆍ조선 제조업서 효용 높아…정부 지원 있으면 앞서 나갈 것" [SMR 돋보기③]

입력 2023-04-24 05:00수정 2023-04-2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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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까지 3992억 투입 결정
미 7년간 4.1조 투자와 대조적
대형원전 경험, 확실한 경쟁력

▲소형 원전 SMR은 지하 수조에 원자로를 가라앉혀 안정성을 높인다. 사진은 뉴캐슬파워의 SMR 완성 이미지도. (사진제공=삼성물산)

우리나라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에서 재정적, 환경적 지원만 있으면 세계 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현재 미국은 SMR로 세계 원전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목표로, 예산과 인력을 우리나라의 10배로 키웠다. 우리나라도 주도권을 잡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SMR로 세계 원전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국형 SMR인 ‘i-SMR’ 기술 개발에 올해부터 2028년까지 총 3992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SMR 개발에 7년간 32억 달러(약 4조17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과 대조되는 양상이다.

김성중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국내 SMR 시장이 커지기 위해선 정부에서 지원을 많이 해줘야 한다”며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제 기관이 재정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지원까지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뉴스케일파워가 뒤늦게 시장에 진입했지만 빨리 인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건 NRC(원자력규제위원회)가 도움을 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도 규제 환경이 잘 정립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을 많이 해준다면 헤게모니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민간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기업의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사업단 SPC(특수목적법인)와 같은 지분 구조를 갖고 참여하는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대형 원전을 건설할 때 우리나라는 보통 시공 기간이 5년이 소요된다. 반면 미국의 경우 15년 이상 걸린다. 우리나라는 UAE 원전 건설 경험이 있는 만큼 시공 기간을 정확히 맞출 수 있다. 이런 점들이 SMR 시장을 앞서나갈 수 있는 한국만의 차별성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심형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대형 원전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제성, 확실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원자력 산업 생태계 공급망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원전 관련해서) 계속 경험했으니까 그 공급망이 탄탄하게 구성돼 있고, 그 중심에는 대기업도 있지만 탄탄한 기술력을 자랑하는 중소기업들도 있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제 SMR 같은 경우에 시장이 열리고 결국 경제성을 확보할 때 중요한 한 축이 규모의 경제인데, 결국은 양산의 경제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정부가 발표했듯이 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SMR에 들어가는 양질의 부품들이 값싸게 공급이 된다면 대형 원전에 비견할 만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SMR 시장이 탄소 중립과 맞물려 있어 전기를 가장 필요로 하는 제철, 조선소 등 제조업 분야에 효용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탄소 중립은 이젠 전 세계적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당위적인 명제로 받아들이고 있어서 제철, 조선 등 모든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들이 탄소 중립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제철 고로를 유지하는 데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만큼 SMR이 그 시장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철 쪽에서는 전력 부분을 이제 전기로로 바꾸는 추세인데, 그 전기를 탄소를 줄일 수 있는 대체 에너지원으로 찾아야 하는 게 핵심인데 SMR로 대체할 수 있다"며 "SMR의 활용을 더 강화해서 탄소 배출량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 교수도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면 결국 무탄소 전원이 사용돼야 한다”며 “독립적으로 대량의 전기를 사용하는 조선소나, 제철소는 따로 발전기의 발전을 모색하는 것이 당연한데, 간헐성 문제가 있는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건 신뢰도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결국은 SMR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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