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 등 앞세워 전기차 시장 출사표
올해 들어 1~3월 누적판매 162대에 그쳐
韓수입차시장서 일본차 판매 4년래 최대
한국 수입차시장에서 일본 브랜드 판매가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 현지 수입차시장에서 유일한 한국 브랜드인 현대자동차는 고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일 양국 수입차협회와 관세청 통계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대차 아이오닉 5와 수소전기차 넥쏘의 현지 판매는 162대(3월 누적)에 그쳤다. 일본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사이에 팔린 모델도 649대에 그쳤다. 월평균 55대 수준의 현대차가 팔리는 셈이다.
2022~2023년 회계연도 사이 일본 수입차 시장은 전년(32만5396대) 대비 5.4% 감소한 30만7674대에 머물렀다. 이 가운데 현대차가 차지한 비중은 0.21%였다. 현대차의 현지 판매량(649대)은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초호화 브랜드 벤틀리(641대) 수준인 셈이다.
현대차는 2021년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을 공언했다. 2009년 현지에서 철수한 지 12년 만이었다. 전용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앞세워 현지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현지 공략을 위해 도쿄와 오사카 등 주요 거점에 체험형 전시장을 개설하는 한편,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렌터카 및 택시회사 등과 협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한정적인 산업 수요와 낯선 브랜드 인지도 탓에 진출 초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는 본격적인 회복세에 올라탔다. 1분기 기준, 2020년 4377대가 팔렸던 일본차는 이듬해인 2021년에는 4083대로 하락했다. 한국닛산이 철수하면서 닛산과 인피니티 판매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탓에 전체 일본차 판매도 부침을 겪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반등세는 올해 시작했다. 지난해 1분기 3323대로 저점을 찍었던 일본차 판매는 올해 61% 증가한 5342대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2020년 5개였던 일본차 브랜드가 올해 3개 브랜드로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판매 실적은 더욱 이례적이다.
결국, 한국차가 일본 현지에서 162대가 팔리는 사이 일본차는 무려 33배나 많은 5300여 대가 팔린 셈이다.
물론 2001년 렉서스의 한국진출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한국에서 영업망을 확대해온 일본차와 이제 막 재진출 원년을 지나고 있는 현대차와 맞비교는 불가능하다.
나아가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산업 수요가 제한적인 친환경차를 앞세워 시장에 재진출한 만큼, 당분간 뚜렷한 판매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자동차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장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고 시장에 진출한 것이 아닌 현지 친환경차 시장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시장 확대를 전망하고 있다”며 “당장의 신차판매보다 모빌리티 솔루션 시대를 대비한 현지 전략으로 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