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지난해에도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달성한 가운데 평균연봉과 회사 규모는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직장으로 꼽히는 제약업계지만 10대 제약사 가운데 평균 근속연수가 10년을 넘는 곳은 1곳뿐이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매출 기준 상위 10대 상장 제약사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가장 높은 평균연봉을 기록한 회사는 유한양행이다. 지난해 10대 제약사에 이름을 올린 곳은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HK이노엔, 보령, 제일약품, JW중외제약, 동국제약이다.
전통 제약사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유한양행의 평균연봉은 9100만 원으로, 10대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9000만 원을 넘었다. 특히 남성의 경우 2021년 말 기준 9700만 원에서 300만 원 증가한 1억 원을 기록, 제약업계의 ‘억대 평균연봉’ 시대를 열었다.
유한양행은 평균 근속연수도 톱을 차지했다. 12년 7개월로, 10대 제약사 중 10년을 넘은 유일한 회사다.
유한양행 다음으로 평균연봉이 높은 회사는 3위 종근당과 4위 한미약품이지만 7500만 원으로 1600만 원의 격차를 보였다. 이어 대웅제약이 72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GC녹십자는 ‘1조 클럽’ 제약사 중 유일하게 6000만 원대(6900만 원) 평균연봉을 기록했다. 연매출 기준으로는 업계 2위 기업이지만, 평균연봉은 7위 보령(7100만 원)보다 낮았다. JW중외제약(6300만 원), 동국제약(6300만 원), 제일약품(6100만 원)도 평균연봉이 6000만 원 대로 집계됐다.
10대 제약사 가운데 평균연봉이 가장 낮은 회사는 HK이노엔으로 나타났다. 연매출 8000억 원대 기업으로 성장한 이 회사의 평균연봉은 5900만 원으로, 10대 제약사 가운데 나홀로 5000만 원대에 머물렀다.
성별 임금 격차는 여전했다. 평균연봉과 근속연수 모두 업계 최고인 유한양행은 임금 격차도 1위를 기록했다. 여성의 평균연봉은 6500만 원으로 남성보다 3500만 원이나 적다.
그러나 유한양행의 여성 평균연봉은 한미약품과 더불어 10대 제약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미약품의 성별 임금 격차는 1400만 원이다.
즉, 10대 제약사 가운데 여성의 평균연봉이 7000만 원을 넘는 곳은 하나도 없다. 반면, 남성 평균연봉이 7000만 원을 넘는 회사는 대상 제약사의 과반수인 7곳이었다.
여성 평균연봉이 가장 낮은 제약사는 동국제약으로 4300만 원에 그쳤다. 남성에게는 평균 7400만 원을 지급해 격차가 31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HK이노엔이 4600만 원, 제일약품이 4700만 원으로 여성 평균연봉이 5000만 원을 넘지 못했다. 남성의 경우 평균연봉이 6000만 원 이하인 제약사는 한 곳도 없다.
대웅제약은 연매출 1조 원이 넘는 제약사 중 유일하게 여성 평균연봉이 5000만 원대(5800만 원)에 머물렀다. 남성과의 격차는 2100만 원이다. 보령은 여성이 5500만 원, 남성이 7700만 원으로 2200만 원 차이 났다.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적은 회사는 GC녹십자다. 여성 6100만 원, 남성 7200만 원으로 1100만 원의 격차를 보였다.
가장 오래 다니기 좋은 제약사로 나타난 유한양행의 경우 남성 13년 8개월, 여성 9년 5개월로 여성의 근속연수도 10년에 육박했다. 이 회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됐다.
이어 GC녹십자가 9.1년으로 유한양행의 뒤를 따랐다. 남성은 9.9년으로 10년에 육박하지만, 여성이 6.8년으로 대상 제약사 가운데 중간 수준이었다.
종근당(8년 3개월), JW중외제약(8.2년), 한미약품(8년 2개월) 순으로 평균 근속연수가 길었다. JW중외제약은 평균 근속연수는 8년대지만, 남성의 근속연수는 10년을 달성했다.
평균 근속연수가 가장 짧은 회사는 동국제약으로 6.3년에 그쳤다. 대웅제약은 6.6년으로 집계됐는데, 1조 클럽 중 7년을 넘지 못하는 유일한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