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는 관치"…은행 성과급 개선, 금융노조 벽에 막히나

입력 2023-03-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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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을 범죄 수익 배분처럼 묘사
정부 개입으로 해결할 일 아니다"
성과보수 노사 합의 통해 결정
은행, 금융당국과 노조 사이 부담

▲5대 은행 직원 성과 보수 체계 중 특별성과급 지급 방식 사례. (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은행 임직원의 성과급, 퇴직금 체계 개선에 나선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성과보수 산정체계는 노사 합의를 거쳐 만들어지는 만큼, 노조가 체계 개선안에 반기를 들 경우 정부의 은행권 성과 보수 개편 작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전일 성명서를 통해 은행 직원의 성과급, 퇴직금에 대한 개입을 두고 “태스크포스(TF)라는 ‘관치금융 기구’를 통해 노동자를 억압하고 산업을 교란하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합법적 이익을 합의서에 근거해 지급하는 직원 성과급을 범죄 수익 배분인 것처럼 묘사했다”며 “인사 적체 해소, 인건비 절감,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운영하는 희망퇴직제도를 금액만 부각해 국민의 분노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즉, 보수체계의 영향을 충분히 따지지 않은 채 ‘금액’만을 부각해서는 안 된다는게 노조 측 주장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직원 성과급 중 특별성과급은 사전 설정된 은행 단기 경영목표 달성 시 수익의 일부를 임직원에게 배분하는 형태로 지급된다. 시장 상황에 따른 단기성과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자산건전성을 높이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등 은행의 공공적 측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체계 개선을 요구했다.

문제는 금융사의 성과보수와 희망 퇴직금 산정체계는 노사 간 합의를 통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제도개선 TF’를 통해 요구한 방향대로 성과보수체계 지표의 항목과 비중을 조정하려면 노사 합의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 금융노조가 당국 조치에 대한 반발 수위를 유지하면, TF에서 논의되는 성과보수체계 개선안이 실제 은행의 체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노사 간 협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당국과 노조 사이에서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앞서 은행 관계자들은 3차 TF회의에서 “성과보수체계의 개선은 경영진뿐만 아니라 임직원, 노조가 함께 고민하고 동의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직원, 노조와의 공감대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논의되는 개선방안이 아직 구체화 돼 있지 않아 협상 테이블 마련 계획이 당장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산별 노조 차원에서 합의가 이뤄진 후 세부적인 사항은 개별 사측과 노측의 논의가 필수라 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내부 이해관계자들이 결정하는 성과급은 정부가 개입해서 해결할 일이 아니다”라며 “금융당국은 각 은행이 충당금을 제대로 쌓고 있는지 등 금융위기 방지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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