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연금펀드에서 랩어카운트 만나보세요
연말정산에 '관심 좀 있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들고 있는 상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연금저축펀드'입니다. 평소에 바빠서 신경쓰지 못했던 노후준비는 물론 꽤 짭짤한 세액공제도 함께 챙길 수 있기 때문이죠. 직장인뿐만 아니라 종합소득세 대상자인 자영업자에게도 파격적인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연금저축은 유용합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생업에 몰두하다보면 연금저축상품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비교해서 투자하기에는 여력이 없죠. 무엇보다 연금저축 가입자의 상당수인 청년층은 투자 경험도, 지식도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 남에게 맡기면 편하고 좋지만, 그 정도로 큰 돈을 굴리는 것도 아니고 운용 수수료도 부담이 되죠.
이런 고민에 빠진 투자자들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연금저축 가입자도 '랩어카운트(Wrap Account)'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오늘은 랩어카운트 상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랩어카운트는 영어로 '포장하다(wrap)'와 '계좌(account)'의 합성어로 투자자가 맡긴 재산에 대해 자산 구성부터 운용·투자·자문까지 통합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꽁꽁 싸여진 투자 보따리라고 할까요. 랩어카운트에 가입하면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도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시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지역과 자산에 분산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연금저축은 은행사(신탁), 보험사(보험), 증권사(펀드) 세 곳에서 모두 가입할 수 있는데, 이중 증권사에서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한 경우 '랩어카운트 서비스'를 이용 가능합니다. 증권사 내에서도 일반위탁계좌와 연금저축펀드계좌 모두 랩어카운트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연금저축펀드계좌'를 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추가로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이 주어지기 때문이죠.
먼저 수수료 부담이 적습니다. 연금저축펀드에서 가입하는 랩어카운트 상품에는 일임수수료가 따로 없습니다. 일반위탁계좌에서 랩어카운트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랩어카운트 내 펀드를 편입, 편출 또는 보유할 때마다 발생하는 상품수수료와 별도로 일임수수료(연평균 2% 내외)가 부과됩니다. 연금저축펀드를 통해 랩어카운트 서비스를 사용하면 별도의 수수료 없이 상품 관련 수수료만 부담할 수 있습니다.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점 역시 장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랩어카운트 서비스는 최소투자금액에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위탁계좌의 경우 최소 100만 원 이상부터 투자가 가능하지요. 반면 연금저축펀드의 랩어카운트 서비스는 10만 원부터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금이 적어도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분기마다 제공되는 투자일임보고서를 통해 편입하고 있는 자산의 종류와 리밸런싱(교체 매매)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랩어카운트와 유사한 금융상품인 밸런스트펀드와 TDF(타깃데이트펀드)와 같은 자산배분형펀드에서는 구체적인 편입 자산과 리밸런싱 내역은 알아볼 수 없는 점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주의해야할 점도 있습니다. 연금저축펀드 가입자는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리츠 등 다양한 투자상품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랩어카운트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다른 금융상품에 함께 투자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랩어카운트 외에 다른 상품에 함께 투자하려면 연금저축펀드를 하나 더 가입해야 합니다. 또 랩어카운트에 가입하려면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투자일임계약에 대한 설명을 30분가량 이수해야(비대면 가입자의 경우 영상통화) 합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평상시 연금자산 관리가 버거운 현대인들에게 랩어카운트 서비스는 수수료 부담이 적고 투자 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 구성과 운용, 투자자문 등 서비스를 맡길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잊고 있던 내 연금저축펀드, 올해는 다시 꺼내들고 랩어카운트 서비스를 고려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