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침공' 난리인데 수학보다 국어 학원 더 보냈다?…사교육비 뜯어보니

입력 2023-03-08 09:13수정 2023-03-0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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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수능’ 2년 차, 중3·고2… ‘수학’에 ‘학원비’ 쏟아
입시전문가 “수학 점수=대입 당락 좌우” 공식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연합뉴스)

지난해 사교육비는 중3·고2 수학 과목에서 각각 지출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교육비 증가는 초등학교와 국어 과목이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문·이과 통합 수능’ 시행 2년 차인 지난해 학교현장 이과 선호 현상이 한층 강화된 분위기에서 실제 사교육 참여 학생 학생의 경우, ‘수학’ 과목에 ‘학원비’를 쏟아부은 셈이다.

8일 입시전문가들은 전체 사교육비 중 국어 과목의 증가세가 컸다는 조사와 관련해 “학년별로 따져보면 ‘수학’에도 적지 않은 사교육비가 들어갔다”며 “문·이과 통합이 되면서 수학 점수가 대입 합격에 결정적 당락을 좌우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육부는 전날 초·중·고를 통틀어 전체 과목 중 국어 과목의 사교육비 증가세가 컸다고 발표했다. 교육부·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국어가 3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3.0% 늘었다. 영어(12만3000원)는 10.2% 늘었고, 수학(11만6000원)은 9.7% 증가했다. 국어 사교육비 증가는 코로나19에 따른 문해력 저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학년별 기준을 달리 두면 지난해 학원에서 가장 지출이 컸던 과목순위가 달라진다. 입시전문가들은 중3과 고2를 대입 준비 기간의 ‘정점’으로 본다.

실제로 지난해 사교육에 참여했던 학생들을 학년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 6학년 영어(22만 1000원) △중학교 3학년 수학(27만 6000원) △고등학교 2학년 수학(35만 6000원)에서 각각 지출이 많았다. 대학 입시가 가까워지는 고학년일수록 수학 사교육에 매진하는 현상이 통계로도 입증된 셈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유로 올해로 시행 2년 차인 ‘문·이과 통합수능’을 꼽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든 이과든 수학 점수 격차가 가장 심하게 나온다”며 “실제로 통합 수능 2년 차인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보다 10점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임 대표는 “학부모들은 수험생들을 이과형 아이를 만들려고 수학에 대해 선행 학습을 강도 높게 시킨다”면서 “중3부터 고2에 수학Ⅰ·수학Ⅱ를 끝내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연구소장은 “교차지원 기회가 훨씬 많은 이과생들이 수능 선택과목에서 획득한 '이과 프리미엄'을 앞세워 인문사회계열 학과까지 휩쓰는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도 사교육 시장에서 수학 쏠림을 심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사교육비는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학부모들 사이에 자녀의 학습이 부족해진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사교육비가 증가했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마련해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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