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주거침입 강제추행죄, 7년 이상 징역은 위헌"

입력 2023-02-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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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걸린 헌재 상징.

‘주거침입 강제추행죄’를 범할 경우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3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중 ‘형법 제319조 제1항(주거침입)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같은 법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제추행) 가운데 강제추행(298조)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주거침입에 의한 강제추행 또는 준강제추행의 불법과 책임의 정도가 아무리 경미한 경우에도 감경을 하더라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책임과 형벌간 비례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헌재는 “이는 성폭력범죄에 대한 처벌 수준에 대해 합리적 이유 없이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거나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이므로 형벌체계의 균형을 현저히 상실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판대상 조항은 법정형의 ‘상한’을 무기징역으로 높게 규정함으로써 불법과 책임이 중대한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정형의 ‘하한’을 일률적으로 높게 책정하여 경미한 강제추행 또는 준강제추행의 경우까지 모두 엄하게 처벌하는 것은 책임주의에 반한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선고된 야간주거침입절도 미수범의 준강제추행죄 법정형을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한 조항에 대해서 헌법재판관들은 7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가중적 구성요건인 야간주거침입절도행위의 죄질과 불법성이 중대하다”며 “단순 주거침입에 비해 범행의 동기와 정황이 제한적이며, 야간주거침입절도의 기회에 성범죄에 이르게 된 동기의 비난가능성이 현저히 큰 점 등을 고려할 때 형벌체계상 정당성이나 균형성에도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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