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는 고금리 장기화...끈질긴 물가에 미국 5.5%·유럽 3.5% 터치 가능성

입력 2023-02-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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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미국 CPI 전년비 6.4% 상승...예상 웃돌아
물가 예상만큼 안잡히자 긴축 기조 장기화 관측 힘받아
유럽 올해 금리인하 없을 가능성 제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연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둔화 폭이 시장의 기대를 밑돌면서다. 물가에 사활을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태도를 유지하면서 기준금리 상단이 5.5%를 터치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따르면 기준금리 움직임에 민감한 2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이날 한때 4.6%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연준이 향후 3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계속 올려 기준금리가 결국 리먼 브라더스 사태 직전 수준(5.25%)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영향이다.

금리 인상 장기화 우려를 부추긴 것은 이날 오전 발표된 1월 CPI였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CPI가 전년 동월 대비 6.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상승 폭(6.5%)에서 둔화한 것으로, CPI 상승률은 7개월 연속 내렸다.

하지만 전문가 예상치(6.2%)보다 높게 나오면서 시장의 우려를 자극했다. 특히 전월 대비 기준 1월 CPI는 오히려 0.5% 올라 지난해 12월(0.1%)보다 상승 폭이 더 가팔라졌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과 전월 대비 각각 5.6%, 0.4% 올라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고차 가격 내림세는 이어졌지만 의류과 식료품, 에너지 가격 상승 폭이 더 커졌다. 특히 주거비용이 전월 대비 0.7%, 전년 대비 7.9% 뛰어 근원 CPI 상승 폭의 약 60%를 차지했다. 식료품 가격은 전년 대비 11.3% 올랐다. 커트 랭킨 PNC파이낸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지표 상승 폭을 지적하며 “인플레이션이 급속히 재연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2월에 이어 2회 정도 금리인상이 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1월 물가 지표 발표 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연준이 3월은 물론 5월과 6월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시장에서 점치는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전날 40%대였으나 이날 50%를 넘어섰다. 이 경우 연준의 기준금리는 5.25~5.5%까지 치솟는다. 리먼 사태 직전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일부 연준 인사들은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이미 기울었다. 이날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금까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랜 기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고,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올해 말 기준금리를 5.0~5.5% 정도로 제시했다.

유럽에서도 긴축 기조가 시장의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위원인 개브리엘 매클루프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는 “기준금리가 3.5%보다 높은 수준을 보게 될 수 있다”면서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유럽의 기준금리가 7월 3.5%로 정점을 찍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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