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업황 민감하지 않은 미래 먹거리 사업 집중 공략
석유화학업계가 업황에 흔들리지 않는 미래 사업에 집중 공략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실적 악화가 지난해 4분기까지 이어졌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 먹거리 사업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2조2760억 원, 영업적자 7584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보다 22.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4분기 영업손실만 3957억 원으로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났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7조9756억 원, 영업이익 1조147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5.7%, 영업이익은 52.3% 감소했다.
LG화학도 지난달 31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1조8649억 원, 영업이익 995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0.4%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4.5%나 급감한 19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도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업계에서는 배터리 소재,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통해 활로를 찾아 나서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배터리 소재 동박을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해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번 증자로 약 1조215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이중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취득에 약 6050억 원을 사용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올해 전망과 관련해 "일진머티리얼즈의 인수 완료와 고부가 제품 확대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바탕으로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며 "신사업 투자를 통해 그린에너지∙스페셜티 소재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11조 원을 투입해 수소와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확대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2030년 목표 매출 50조 원 중 친환경 사업에서만 30조 원(60%)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배터리 소재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분야 육성을 위해 7조 원을 투자한다.
금호석유화학도 지난해 6월 향후 5년간 기존 사업인 NB라텍스를 포함해 전기차와 바이오·친환경 소재 등에 6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창립 후 최대 규모의 투자를 통해 기존 제품의 기술력은 유지하고 친환경 스페셜티 제품을 개발해 미래 먹거리로 확보해 나가겠단 의지다.
세부적으로 기존 주력사업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3조3000억 원을, 미래 성장동력엔 2조7000억 원을 각각 투입하기로 했다.
LG화학도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설비투자에 4조 원을 투입하며 3대 신성장 동력 마련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특히 LG화학은 첨단소재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양극재 출하 물량을 50% 이상 확대해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기로 했다. LG화학이 4조 원을 투자한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최대 규모인 연산 12만 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석유화학 사업이 중국 업체들의 대대적인 증설과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으로 인해서 점차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신사업을 발굴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 석유화학 업체만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업계가 업황에 따라 흔들림이 많아서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사업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현금 확보를 통해 미래 먹거리 사업을 고도화시키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가속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