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 개발부터 주변국 견제까지...미·중·러, 아프리카 놓고 동상이몽

입력 2023-01-30 14:24수정 2023-01-3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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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 지원하고 천연자원 노려
중국, 아프리카 국제사회 진출 지원으로 미국 견제
지난해 중-아프리카 교역 사상 최대
미국, 경제적 주도권 찾기 위해 대규모 투자 약속

▲조 바이든(맨앞 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열린 미국-아프리카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아프리카를 놓고 각기 다른 셈에 빠졌다. 금광 개발부터 주변국 견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유로 아프리카의 환심을 사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한 달 내로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주둔 병력을 철수하기로 했다. 부르키나파소는 과거 프랑스가 식민 지배했던 곳으로,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 용병 그룹 와그너와 손잡으면서 러시아와 가까워졌고, 정부 차원에서 프랑스에 철군을 요구했다. 프랑스는 부르키나파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국 등 서방 정부는 그간 러시아가 와그너를 통해 아프리카 내정에 개입하는 것을 경고해왔다. 특히 러시아가 아프리카의 천연자원을 노리고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러시아가 금광 접근권을 얻고자 와그너 용병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부르키나파소는 아프리카에서 금을 네 번째로 많이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가 용병을 빌려주는 동안 중국은 국제사회에서의 입지를 이용하고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안보리와 주요 20개국(G20)에서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려는 아프리카에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G20에 포함된 아프리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일하다.

중국이 아프리카의 국제사회 참여를 지원하면서 얻는 것은 미국의 입지 약화다. 지난해 중국과 아프리카의 무역량은 2820억 달러(약 346조 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나이지리아와 남아공, 앙골라,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등이 중국과 적극적으로 거래했다. 이들의 대중 수출 상당 부분은 원유와 구리, 철광석과 같은 천연자원이었다.

반면 미국과 아프리카 무역량은 400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중국과 아프리카의 사상 최대 규모 교역은 중국의 상업적 영향력이 계속해서 미국의 영향력을 왜소하게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도 아프리카에서 경제적인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아프리카 주요국 정상들을 백악관으로 불러모았다. 그 자리에서 그는 아프리카에 3년간 5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지난주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남아공을 방문해 협력을 다짐했다. 남아공 포드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한 그는 “아프리카에 대한 미국의 전략은 아프리카가 세계 경제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며 “우린 번영한 아프리카가 미국의 이익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옐런 장관이 13억 인구와 풍부한 경제적 잠재력을 가진 아프리카와 재결합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대적인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며 “그의 임무는 아프리카 직접투자에 있어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 상황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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