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실패ㆍ나이키 성공…NFT, 웹3 ‘이해도’에 희비

입력 2023-01-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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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NFT, 사흘 만에 발행 종료…계획보다 5000여 개 적게 판매
비싼 초기 민팅 가격에 미흡한 소통까지…“웹3 모른다” 비판 거세
나이키ㆍ레딧 등은 ‘성공’ 평가…전문가, “웹3 이해와 고민 있어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발행한 '포르쉐911' NFT(위)와 이를 조롱하는 '푸어쉐' NFT가 오픈씨에서 거래되고 있다. (출처=오픈씨)

포르쉐가 NFT 발행을 시작한 지 사흘 만에 발행을 종료했다. NFT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은 물론, 웹3에 무지하다는 비판까지 나오면서다. 반면, 앞서 웹3에 진출한 나이키, 레딧은 웹3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전문가들은 웹3에 진출할 때, 웹3의 특성을 이해하고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포츠카 기업 포르쉐가 발행한 ‘포르쉐911 NFT(대체불가토큰)’는 23일 발행을 시작해 계획보다 이른 25일에 발행을 종료했다. 초기 가격인 0.911이더리움(한화 약 180만 원)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등 프로젝트에 대한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회사는 당초 NFT 7500개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총 2363개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발행이 중단된 이후 NFT의 가격은 약 2이더리움까지 상승했지만, 이와 별개로 프로젝트가 실패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실제로 웹3 관련 소통이 주로 이루어지는 트위터에서는 ‘웹3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고, 오픈씨에는 포르쉐 NFT를 조롱하는 푸어쉐(Poorsche) NFT까지 등장했다.

포르쉐 NFT가 비판을 받는 이유는 웹3가 중요시 여기는 ‘커뮤니티’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르쉐의 디스코드(음성채팅 플랫폼)에는 홀더를 위한 폐쇄된 소통 채널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공개된 소통 채널은 없다. 일반적으로 NFT 프로젝트들이 화이트리스트 등록 등 사전 이벤트와 공개된 소통 채널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과 대조된다. 또 다른 소통 채널인 트위터도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동일 RSV클럽 사업 리드는 웹3의 커뮤니티를 “기존 웹2 기업이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방식과 유사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NFT 홀더(커뮤니티)는 프로젝트팀과 함께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면서, “많은 (웹2 기업의 웹3) 프로젝트가 ‘일회성 세일즈 대상’으로 잘못 정의해 혼선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이키는 지난 2021년 인수한 웹3 패션 기업 RTFKT(아티팩트)를 통해 다양한 NFT 및 이와 연계된 실물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출처=RTFKT, RTFKT Creators 트위터 캡쳐)

상대적으로 웹3 진출에 성공한 웹2 기업도 있다. 북미 최대 커뮤니티 레딧과 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 나이키는 대표적 사례로 언급되곤 한다.

나이키는 다양한 패션 NFT 중 운동화나 후드티 등을 현물 상품과 연계해 유틸리티(쓸모)를 강화하는 한편, AR(증강현실) 기술 등을 적극 활용해 기존에 가진 ‘힙’한 이미지를 활용해 커뮤니티(팬덤)를 형성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사이트 플립사이드크립토에 따르면, 나이키는 이 NFT 사업으로 지금까지 12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92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

일일 활성 사용자 수가 5000만 명이 넘는 북미 최대 커뮤니티 레딧은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이미 형성된 거대한 커뮤니티에서, ‘쉬운 용어’와 ‘간편한 결제’로 NFT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다. 여기에 프로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자기표현 수단’이라는 유틸리티로 이어지며, 레딧의 자체 지갑 볼트(Vault)의 누적 지갑 수는 몇 개월 만에 300만 개를 넘겼다. 이는 오픈씨의 누적 지갑 수보다 많은 수치다.

이에 대해 김종환 블로코 공동대표는 “커뮤니티와 네러티브(맥락) 등이 중요하다”라면서 “웹3 진출에 성공하려면 웹3를 이해하고 고민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레딧이나 나이키 같은 사례는 자신들이 가진 강점과 고객이 무얼 좋아할지 정확히 알고, 잘 녹여 낸 케이스”라면서 “블록체인이나 NFT 역시 기술일 뿐, 치열한 고민 없이도 성공을 보장하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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