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부원장보 주재 비공개 간담회 열어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CFO(최고재무책임자)들을 소집했다. 다음달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은행들에 건전성 관리 강화를 요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간 추가 확충을 요구해온 대손충당금과 관련해서도 은행권에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이날 금융감독원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17개 시중은행 CFO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실시한다. 김영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주재로 열리는 이날 간담회에서는 은행권의 위기 대응능력 제고를 위한 건전성 관리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손충당금과 관련해 구체적인 주문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상황 지속과 금리인상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리라고 꾸준히 주문해왔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유동성 지원에 따라 수면 아래에 있던 부실이 올해 본격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그간 하락세를 보여왔던 국내 은행 연체율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국내은행의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연체율은 0.27%로 전년 동월말(0.25%)보다 0.02%p(포인트) 상승했다. 전월 동월말 대비 연체율이 상승한 것은 43개월만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연초인 만큼 여러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면서 "대손충당금의 경우 무조건 더 쌓으라는 것보다는 충실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이같은 요구와 관련해 충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은행의 9월 말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23.9%로 전분기 말 대비 18.3%포인트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7.2%포인트나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그간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며 대비에 나서왔다"면서 "연말 결산 중인 상황에서 은행권을 소집한 만큼 충당금 추가 적립 요구가 나올 수 있어 금융당국과 다소 입장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