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스템임플란트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를 하나 올렸다. 사업보고서 허위 기재 의혹으로 집단소송이 제기됐다는 내용이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은 “회사가 2020년 사업보고서에 첨부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서류에 투자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해 허위 기재나 표시가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피해자에게 지급할 손해배상금으로 1억 원을 청구했다. 피해자의 범위는 2021년 3월 18일부터 2022년 1월 3일까지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산 이후 2022년 1월 3일부터 같은 해 9월 5일 사이 매수가액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한 인원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정재희 부장판사)는 최근 A씨 등 삼성물산 주주 72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1심 패소 판결했다. 이은 삼성물산 합병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2020년 11월 정부와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약 9억 원을 청구했다. 합병 당시 삼성물산 보통주가 주당 5만5767원이었는데, 적정 주가가 6만6602원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온 만큼 주당 1만835원의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주주들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위법 행위로 합병이 성사된 만큼 국가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자본시장에서 한층 목소리가 커진 개미 주주들의 달라진 모습들이다. 소액주주들이 앞장서 회사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거나 자체적으로 주주연합을 꾸리고 3월 있을 정기 주주총회를 위한 ‘주식 모으기’에 나서는 예도 있다.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경영진도 ‘주주 달래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4일 본지 취재결과, 지난해 DB하이텍, 풍산 주주들이 중심이 돼 꾸려졌던 ‘물적분할 반대 주주연합’은 최근 ‘기업 지배구조 혁신 주주연합’으로 이름을 바꿔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물적분할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전반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현재까지 한국조선해양, SK이노베이션, 후성, 카카오게임즈, NHN, 현대모비스, 알테오젠, 헬릭스미스, OCI 등 총 11개 기업의 주주들이 힘을 합쳤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사로 이름이 난 래몽래인 소액주주도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P&I문화창조투자조합, P&I문화기술투자조합은 지난 5일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현재 지분율은 공시되지 않았지만, 5%에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동원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하면서 주주들의 요구에 합병비율을 바꿨다. 하지만 주주 곽모 씨 외 7명이 동원산업에 ‘주식매수가액 산정 결정’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액주주들은 동원산업 보통주 2만3611주의 매수가격을 1주당 기존 23만8186원에서 38만2140원으로 14만3954원 증액해 달라고 요구했다.
젬백스링크 소액주주로 구성된 경영정상화비대위는 경영참여를 위한 공동보유 약정에 따라 지분을 6.49%(543만2193주)까지 확대하고, 주주명부 등사 및 열람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비대위는 회사 측의 무분별한 전환사채(CB) 발행과 적자 지속 등을 문제 삼고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소액주주가 국내 행동주의 펀드와 손을 잡는 예도 있다. 사모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금융지주사들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본 배치 정책을 바꾸고 주주환원율을 50% 이상으로 올릴 것을 요구했다. 대상 금융지주사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7곳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현재 우리금융 지분 1%와 JB금융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다. DGB금융은 주주들로부터 지분 1%의 의결권을 위임받았다.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을 두고 평가는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꼽히는 취약한 지배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면서도 “본래 목적이 ‘수익률’인 경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요원하고, 과도한 주주들의 요구는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