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 안정 보이는 지표로 풀이돼
“1월 금통위 이후 금리 민감도 유의해야”
11월 말부터 감소세를 보인 채권 대차잔액이 1월 들어 120조대로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채권시장 안정 추세가 11월 이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한편, 아직 긴장할 요소가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채권 대차거래 잔고금액은 128조2360억 원이다. 지난해 말 133조7683억 원에서 5조5323억 원 줄어든 것이다.
대차잔액은 지난 4일 129조8009억 원으로 지난해 8월 30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120조대로 진입했다.
대차거래는 주식 공매도와 유사한 투자전략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국채 선물을 매수하고, 높은 가격의 현물 채권을 빌려 매도하는 방식이다. 주로 채권 가격 손실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지난해 각국의 높은 통화 긴축 기조에 따라 시장금리 상승이 동반하면서 채권 가격 하락 장세가 전망됐고, 레고랜드 사태가 채권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대차거래가 늘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대차거래 잔고금액은 지난해 7월 말 129조2670억 원, 8월 말 130조6476억 원, 9월 143조4709억 원, 10월 143조9331억 원, 11월 초에는 144조8784억 원(2일)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다만 10월 말부터 국고채를 비롯한 시장 금리들이 우하향을 보이고, 각국 중앙은행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이 커지면서 채권 시장인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채안펀드 등으로 대표되는 당국의 자본시장 개입 역시 시의적절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차잔고가 지난해 연말부터 다소 큰 폭으로 청산되는 과정이 진행 중”이라면서도 “다만 7~8월에도 유사하게 청산되다 다시 금리급등 구간에서 대차잔고가 늘었던 경험이 있어 투자자 긴장은 남아있다. 금리스왑(IRS) 관련 헷지 대응 또한 7~8월과 유사한 흐름을 보여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금리 민감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IRS는 금리변동 위험 회피 및 차입비용 절감 등을 위해 거래당사자 간에 원금교환 없이 정기적으로 변동금리(CD91일물)와 고정금리(IRS 금리)를 교환하는 거래를 뜻한다.
또한, 윤 연구원은 “현재 기준금리는 3.5%까지 인상할 것은 인정하되 이후 추가 인상 압력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 다만, 1월 금리 인상 이후에도 추가인상 가능성 자체는 열어둘 것이고, 매파 성향도 일부 유지될 수 있어 1월 금통위 이후 단기 변동성은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