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회복 갈 길 먼데, 증권사 이자율 10%대 부담
금리 3.50% 시대 개막…종착지 3.75%까지 갈수도
금리가 치솟으면서 ‘빚투개미’(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자취를 감췄다. 금리인상 속에 작년 말 하락장이 짙어지면서 수익은커녕 원금 보전도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잔고는 6일 기준 15조88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8월 27일(15조8785억 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규모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작년 8월 19조 원대에서 11월 17조 원, 12월 16조 원대로 내려왔다. 올해 들어선 이달 5일부터 16조 아래를 밑돌고 있다.
빚투개미는 금리인상과 더불어 지수가 낙폭을 키우자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3.5%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반면, 증시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다시 추락했다. 작년 12월에만 코스피 지수가 9.55% 하락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5%대 상승하며 낙폭을 줄여가고 있지만, 고금리는 여전히 빚투개미에 부담이다.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10%대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삼성증권의 91일 이상 기준금리는 10.1%로 10%를 넘었다. DB금융투자·NH투자증권(최고 9.9%), 신한투자증권·KB증권·SK증권·대신증권·메리츠증권·미래에셋증권(9.8%), 하이투자증권(9.6%), 유진투자증권(9.7%), 하이투자증권(9.6%), 부국증권·키움증권·한양증권(9.5%) 등이 10%에 육박하는 이자율을 부과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1분기까지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지속으로 한·미 금리 격차도 여전한 탓이다. 경기둔화 심화와 외환시장 불안 완화, 자금시장 경색 등을 이유로 지난해 11월 금리인상은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서 베이비스텝으로 일보 후퇴했지만, 최종 금리 종착지는 아직 예견하기 어렵다.
최종금리를 두고선 3.5%에 무게가 실리지만, 3.75% 가능성도 여전히 살아 있다. 11월 통화 정책 결정문에서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표현이 새롭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물가안정목표 설명회에서 “물가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월 금통위에서 금리동결 소수의견 위원이 2명 이상일 경우 3.50% 수준에서 금리인상이 종료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라면서도 “국내외 경제여건 등을 감안할 때 1월에 추가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최종 기준금리는 3.75%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2월 0.50% 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연준이 ‘못 먹어도 고’ 스탠스를 공고화하 하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경기 우려가 차순위 문제임을 확실하게 공표하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는 판단”이라며 “이렇게 되면 한국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3.50%에서 3.75%로 최종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