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푸틴 전쟁 못 말린 건 레임덕 때문”

입력 2022-11-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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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 우크라 관련 비판에 반박
“힘이 없었다…푸틴은 권력만 중요”

▲2019년 회견 중인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푸틴 대통령을 설득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막지 못한 것은 임기 말 레임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5일 외신에 따르면 재임 기간 러시아와 유대를 강화한 메르켈 전 총리는 최근 독일 슈피겔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모두가 '(2021년) 8월이면 갈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던 까닭에 내 생각을 밀어붙일 힘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우 전쟁을 계획 중이라는 첩보가 지난해 7월 서방에 돌기 시작한 다음 달인 8월 러시아에서 푸틴과 회담하는 등 문제 해결의 기회가 있었으나 레임덕으로 협상력을 잃었다는 주장이다.

메르켈 전 총리는 재임 16년 동안 푸틴 대통령을 60여 차례 만났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9월에 다시 (총리직을) 맡을 상황이었다면 계속 파고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스크바에서 있었던 마지막 회담에서 받은 느낌은 명확했다. ‘정치권력적 관점에서 넌 끝났다’는 것이었다. 푸틴에게는 단지 권력만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한 2013~2014년 해당 이슈를 방치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사람들은 마치 내가 (2014년 9월) 민스크 협정을 체결한 것 외엔 당시 아무 신경도 쓰지 않은 것처럼 언급하면서 ‘어떻게 우크라이나에서 눈을 뗄 수 있느냐’고 말하지만, 이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일에선) 선거가 있었고, 당시 그리스에서도 항상 뭔가가 벌어지고 있었다. 나는 꼬리뼈가 골절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민스크 협정이 2주도 채 되지 않아 교전이 재개돼 의미를 잃었으나, 우크라이나에 군사력을 확보할 시간을 벌어준 의미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2008년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에 반대해 러시아가 침공할 여지를 만들었다거나,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원유에 지나치게 의존해 유럽 에너지 위기를 초래했다는 등 비판에 대해서도 “오해를 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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